Saturday, November 24, 2012

안철수의 양보에 대한 생각

안철수가 후보를 사퇴했다.  안철수가 아니면 박근혜를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한 사람들 그리고 안철수에게 인간적인 매력을 느낀 사람들에게는 실망스러운 일일 것이다.  안철수의 모순은 박근혜를 이길 가능성은 문재인에 비해서 훨씬 높지만 단일 후보가 되기는 어렵다는데 있었다. 당선 가능성은 훨씬 높지만 후보가 되지는 못하는 모순은 물론 그가 평판에 바탕을 둔 무소속 후보이기 때문이다. 안철수는 좋은 평판으로 지금의 위치에 오른 사람이고, 단일화 후보가 되지 않고 선거를 완주하는 것은 좋은 평판을 없애 버린다.  그는 그런 선택을 할 수 없다.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아왔기 때문에 지금의 자리에 오른 사람이기 때문이다.

나는 단일화 시도 자체를 하지 않으면 안철수는 알아서 후보를 사퇴할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안철수는 합리적인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가 정치에 뜻이 있다면, 단일화 후보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통령 후보를 끝까지 완주할 리 없다.  그건 재기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짓이며 막 시작한 정치 생명을 끝장 내버리는 일이다.  단일화 후보가 될 수 없다면, 가장 좋은 건 멋지게 사퇴하는 것이다.  단일화 경선을 거친 후 결과에 승복할 것이냐, 단일화 경선 전에 양보할 것이냐를 두고 안철수는 후자를 선택했다.  이번 대선의 단일 후보가 될 가능성이 낮다는 인식을 안철수가 갖고 있었고, 멋지게 양보하는 것이 전략적 목표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내가 안철수를 지지하지 않았던 이유는 그가 나쁜 사람이어서가 아니다.  아마도 그의 역량은 여야를 망라한 어느 정치인보다 훌륭한 수준에 들 것이고, 박근혜를 이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대중적 경쟁력을 가진 사람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그를 지지하지 않는 것은 박근혜를 이길 수 있다는 사실을 제외하면, 그가 대통령이 된 이후에 보게될 사회가 바람직해 보이지 않기 때문이며, 그런 사회는 안철수의 선의와는 상관없이 올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마도 안철수에게 기대와 희망을 걸었던 사람들은 박근혜의 집권저지를 그 다른 어떤 가치보다 상위에 두고 있거나, 안철수가 사회의 변화에 대한 갈망을 채워줄 수 있다고 믿은 사람들일 것이다.  하지만, 박근혜의 집권저지가 중요한 목표일 수는 있서도 다른 중요한 가치를 훼손해서라도 이룩해야만 하는 절대선은 아니고, 사회의 변화에 대한 갈망이 나쁜 선택으로 이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나와 같은 보통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면, 문재인이냐 안철수냐의 문제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문재인 이후와 안철수의 이후의 세상이다.  당장 목이 말라서 바닷물을 마시면 더 심한 갈증에 빠지게 되고, 당장 춥다고 해서 얼어붙은 발에 오줌을 누면 곧 발은 더 꽁꽁 얼고 악취까지 풍기게 된다.  안철수가 대통령이 되면 정계개편은 불가피하다.  정치적 소수자인 대통령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고, 안철수로서는 친이명박계와 반노무현계를 끌어안는 선택에 유혹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들이 딱히 훌륭해서가 아니라, 친박근혜계와 친노무현계를 빼면 그들 이외의 대안은 별로 없고 5년은 짧은 시간이기 때문이다.  그런 대통령을 당선시키고 그런 정치적 선택을 한다고 비난하는 건 곰과 결혼한 후 털이 많다고 불평하는 꼴이다. 

만약 안철수가 대통령이 되지 못하면 그 결과는 더 참혹하다.  단순히 박근혜와 새누리당이 집권하기 때문이 아니다.  더 큰 폭의 정계개편이 필연적이기 때문이다.  야당은 선거결과에 대한 이견과 강력한 여당에 대한 두려움으로 이리저리 이합집산할 것이고 야당은 실체가 모호해질 것이다.  그런 상황이 끔찍한 이유는 단지 그런 모습의 정치인들이 혐오스러워가 아니라, 재집권한 새누리당이 무슨 짓을 하든 심판할 수 없어지기 때문이다.  실패한 정권을 심판할 수 있는 매커니즘을 잃어버린 나라에서 부패나 부정 없이 국민의 이익이 공정하게 나누어지는 것은 불가능하다.  열심히 일하고 성실한 국민들이 그런 매카니즘이 없어서 일당의 전횡을 속수무책으로 바라만 보는 건 참으로 답답하고 공포스러운 일이다.  지금의 일본이 딱 그렇다.

나는 안철수의 경우보다는 훨씬 박빙이겠지만 그래도 결국은 문재인이 박근혜를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설령 진다고 해도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암울하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당으로서 제대로 된 전략으로 좋은 정책을 제시하고도 진다면, 다음 선거에서는 분명히 이길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번 총선과 이번 대선에서 문재인과 민주당은 여러모로 무능한 면모를 보였지만 설령 그러한 면이 있다고 해도 야당이 아예 없어지는 것보다는 훨씬 다행스럽다.  박근혜와 새누리당의 집권이 싫어서 안철수를 지지한 사람일수록 그런 상황에 대한 공포감을 바탕으로 현실적인 위안을 받을 필요가 있다.

이제 단일후보가 된 문재인이 할 일은 자기모순적인 정책들을 정리하고, 제대로 된 사람을 쓰는 것이다.  정치인이 자신이 어떤 사람인가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입에서 나온 메시지가 아니라 정책과 사람의 선택으로 하는 것이다.  안철수의 양보는 이런 타이밍에서 아주 좋은 모멘텀을 제공할 수 있다.  지난 총선에서 진보통합당과의 연대 때문에 뒤죽박죽이 된 정책들을 안철수의 도움을 받는 모양새를 갖춰 정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대통령이 되든 한미 FTA를 하지 않을 순 없다.  어떤 대통령이 되든 반값 등록금과 같은 경제적 효율성이 떨어지는 정책을 추구해서는 안 된다.  규모가 다소 작을 뿐 나쁜 경제적 선택이라는 면에서는 이명박의 4대 강 개발과 별차이가 없다. 좋은 면이 있지만, 그 약간의 좋은 면을 위해서 훨씬 더 중요하고 시급한 것에 대한 투자를 놓치게 되는 것이다.  논란이 되는 사안에 대해서 단호하고 정리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정치인의 역량이다. 

나처럼 이번 대선에서 정권이 바뀔 것이고, 그 다음 선거에서도 진보정당이 재집권할 가능성이 많다고 보는 입장에서는 안철수의 양보는 본인을 위해서도 좋은 선택이다.  정치적 역량과 비전을 제대로 된 정치적 공간에서 발휘하고 평가 받는 것이 본인을 위해서도, 지지자들을 위해서도, 그리고 국가를 위해서도 바람직하다.  훌륭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정치인이 전략적 오판으로 싹도 피워보지 못하고 사라지는 것을 보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이번 단일화 과정을 통해서 안철수는 충분히 훌륭한 정치인의 가능성을 보였다.  가장 불리한 상황에서도 전략적인 선택으로 일관했다.  아슬아슬하긴 했지만 대단했다. 안철수의 선의로 얻어진 상황에 환호하기만 하고 정치적 역량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그런 사람을 가슴에 둔 대중들은 더 가혹해질 것이다.  문재인의 집중이 요구된다.

36 comments:

  1. 공감이 가는 좋은 글입니다. 정치에 대해서도 해당분야 전문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좋은 통찰력을 보여주는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문재인과 친노 그룹의 역량이 워낙 얇다보니, 정권교체의 기회는 분명히 왔지만 그 기회를 살려낼지는 두고 봐야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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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제 생각과 비슷하시군요. 다만 반값 등록금에 대한 부분은 정부 재정 외에도 다른 수단을 동원할 수 있으므로 그 재정투입 규모를 줄일수 있을것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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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그런 사람을 가슴에 둔 대중들"이라는 문구가 이중 삼중의 의미로 선연하게 와 닿네요. '그런 (탈정치적인 제스처를 취하는) 사람' '(정책이 아닌) 사람을 가슴에 둔' '(머리가 아니라) 가슴에 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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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안철수 후보의 결정에 대한 휴브리스님의 글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좋은글 항상 감사합니다.
    ps> 글씨체와 대문이 살짝 바뀌었을 뿐인데 느낌이 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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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고개 끄덕이며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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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문재인이 새누리와 민주당을 구태, 구정치세력이라고 느끼는 수많은 중도층(안철수 지지층)을 끌어들일만큼 변화된 모습을 보이지 않는 한 이번 선거를 이길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는게, 그들에게 새누리와 민주당 차이는 민주당과 안철수 차이보다 적습니다. 애당초 카테고리가 서로 다른 것들이니까요. 중도층이 투표율이 낮니 어차피 선거 안하니 뭐니 폄하해도 민주당은 애당초 전통적 지지층만으로는 선거를 절대로 못이기는 조직입니다. 전통적 지지층 결집만으로 선거를 이길 수 있는 새누리당과는 전혀 다른 입장에 있는 정당이죠.

    많은 민주당 지지자들은 우리는 새누리랑 다르다고, 차악이라고 강조하고 투표를 독려하고, 어째서 안철수를 지지하는 사람이 사퇴했다고 박근혜를 지지하냐고 묻고 분노합니다. 하지만, 중도층은 민주당 세력이랑 생각하는거 자체가 달라요. 그들에겐 이미 민주당도 새누리와 마찬가지 악일 뿐입니다. 안철수가 나타난 이상 둘다 악인데 아무리 자기가 낫다한들 별로 영향주지 못한단 말이죠.

    까놓고 말해 애당초 정권교체에 대한 열망이 문재인 지지층과 안철수 지지층은 차원이 달라요. 민주당 지지층이 정권교체에 방점이 찍혀있다면, 안철수 지지층은 새 정치에 방점이 있습니다. 문재인 지지층은 정권교체 가능성이 있다면 문재인이 아니라도 표를 주지만, 안철수 지지층은 안철수의 대안이 새정치를 상징하지 못한다면 그들에게 표를 주지 않아요. 안철수 지지층을 쪼개서 중도보수층만 대상으로 하면 그런 경향은 더욱 명확하구요.

    그동안은 그런 인식을 가진 사람들에게 선택의 대안이 없었습니다. 박찬종, 문국현을 얘기하지만 그들은 사회의 주류세력이라고 보기 어려운 사람입니다. 정몽준은 자체가 재벌이라 언급할 필요도 없구요. 그래서 그들은 선택적으로 민주당 또는 새누리당을 지지했고, 그때는 차악의 논리가 먹혔지만 이번은 전혀 다르죠.

    중도 보수로만 한정해서 얘기해도, 그들은 새누리당의 구보수를 적극 지지하지 않습니다. 근데 대안이 없어서 어쩔수 없이 새누리를 찍어왔죠. 그들은 북한 문제에 보수적이고 경제는 점진적 개혁을 원합니다. 안철수라는 구 세력과 다르지만 믿을 수 있는(이런 얘기 별로 하고 싶지않지만, 안철수의 이력 자체도 전형적인 보수엘리트의 코스입니다. 보수층의 신뢰감을 주는 트랙 레코드죠. 흔히 말하는 강남의 공부잘하는 착한 아이의 경력이에요. 문재인이나 민주당 사람들은 그런 바이오그래피가 없습니다. 애당초 그런사람들은 민주당에 있지도 않죠.) 대안이 나타난 이상 문재인을 쉽게 지지할 수 없어요.

    또한, 이번의 사퇴로 안철수는 지난 1~2주간의 단일화 과정에서 수많은 상처를 입고 안타깝게 사라진 피해자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이미지 깎인 부분 일거에 다 만회했어요. 상당히 많은 안철수 지지자에게 민주당과 친노 지지자들은 같은 편으로 생각했는데 정말 가혹할 정도로 비아냥하고 비난한 "다른 사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에요. 한마디로, 안철수 지지자들에게 민주당 세력은 가해자, 자기의 희망을 나쁜 방법으로 꺾은 구태새력일 뿐이란 겁니다.

    안철수 지지자 개인의 성향에 따라 정권교체가 더 중요하면 문재인을 찍겠지만 저는 그 비율이 50%를 크게 넘을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설령 넘어도 박근혜를 이길만한 수준까지 절대 도달하지 못할거라고 생각하구요.

    투표율을 고려시 지지율은 박근혜 45 문재인 35에 중도 20이라고 봅니다. 위에서 얘기했듯이 문재인은 중도 보수층에게 소구력이 없을거고, 결과는 박근혜 52~55 문재인 45~48 정도일 겁니다. 문재인이 중도보수층의 70%이상을 끌어오지 못하는 이상 이길 가능성은 없습니다. 전혀 원하지 않지만 결과는 박근혜가 이길 겁니다.

    글이 두서가 없어서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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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 댓글에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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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내용을 보충해서 새로 쓰고 싶은데 수정이 안되네요.
      안타깝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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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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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아...공감이 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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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이번 대통령 선거만 놓고보면 안철수가 후보가 되는것이 낫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이죠. 대통령이 되었을때 얘기죠. 사람들은 대통령이 무소불위한 자리라고 하지만 그걸 뒷받침하는 조직적인 힘이 없다면 종이 호랑이에 불과합니다. 휴브리스님의 말처럼 안철수가 제일먼저 할일이 민생안정이 아니라 정계개편일수 밖에 없고 이런 건 정말 매끄럽지 못하게 흘러갈건 자명하고 정권 내내 한계와 실패라는 단어가 나올겁니다. 메시아를 원하지만 그런 사람은 이상에나 존재하죠. 전 안철수가 대통령이 되는 것이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는 것 보다도 진보 진영에게는 더 큰 상처를 주게 되지 않을까 우려했던 사람입니다. 이번 선거에서 지고 이기는게 중요하다고 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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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완전공감합니다 제가 딱 그런 케이스라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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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완전공감합니다 제가 딱 그런 케이스라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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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좋은 글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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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좋은글 감사합니다.
    많은 부분 공감되고
    조직의 이익이 아닌
    서민을 위해 일하는 조직이
    꿈처럼 커지고 성장되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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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다르게 생각합니다.
    이번 선거는 이제 특별한 이변이 없다면 박근혜씨 당선입니다. 그리고 님께서 박근혜씨 당선이 그렇게 암울하지는 않다라고 표현하시는 거에 절대 동의하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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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hubris님이 제 위의 댓글을 이걸로 수정해주시면 좋겠네요.
    수정본 올려봅니다.

    문재인이 새누리와 민주당을 구태, 구정치세력이라고 느끼는 수많은 중도층(안철수 지지층)을 끌어들일만큼 변화된 모습을 보이지 않는 한 이번 선거를 이길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봅니다.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는게, 그들에게 새누리와 민주당 차이는 민주당과 안철수 차이보다 적다는 겁니다. 애당초 카테고리가 서로 다른 것들이니까요. 중도층이 투표율이 낮니 어차피 선거 안하니 뭐니 폄하해도 민주당은 애당초 전통적 지지층만으로는 선거를 절대로 못이기는 조직입니다. 전통적 지지층 결집만으로 선거를 이길 수 있는 새누리당과는 전혀 다른 입장에 있는 정당이죠.

    많은 민주당 지지자들은 우리는 새누리랑 다르다고, 차악이라고 강조하고 투표를 독려하고, 어째서 안철수를 지지하는 사람이 사퇴했다고 박근혜를 지지하냐고 이상하게 생각하고 분노합니다. 하지만, 중도층은 민주당 세력이랑 생각하는거 자체가 다릅니다. 미안한 말이지만 그들에겐 이미 민주당도 새누리와 마찬가지 악일 뿐이란거죠. 안철수가 나타난 이상 둘다 악인데 아무리 자기가 낫다한들 별로 영향주지 못한다는 거. 이미 단일화 과정에서 불협화음 때문에 그들에게는 민주당도 악이라고 각인되버렸다는 것입니다.

    까놓고 말해 애당초 정권교체에 대한 열망이 문재인 지지층과 안철수 지지층은 차원이 다릅니다. 민주당 지지층이 정권교체에 방점이 찍혀있다면, 안철수 지지층은 새 정치에 방점이 있습니다. 문재인 지지층은 정권교체 가능성이 있다면 문재인이 아니라도 표를 주지만, 안철수 지지층은 안철수의 대안이 새정치를 상징하지 못한다면 그들에게 표를 주지 않습니다. 안철수 지지층을 쪼개서 중도보수층만 대상으로 하면 그런 경향은 더욱 명확해지죠.

    위에서 얘기한 것처럼 이명박 정권에 대한 염증은 문재인 지지층이나 안철수 지지층이나 동일하지만, 그에 대한 해결방법은 생각하는게 전혀 다르다는 겁니다. 문재인지지층,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은 민주당, 문재인이 바로 대안이지라고 생각하지만, 안철수 지지층은 걔들도 똑같은 애들이야 난 새로운 사람을 원한다고 이렇게 생각한다는 거죠. 이런 사실을 비난할 수는 있지만 사실을 바꿀순없죠.

    그동안은 그런 인식을 가진 사람들(새정치를 소구하는 사람들)에게 선택의 대안이 없었습니다. 박찬종, 문국현을 얘기하지만 그들은 사회의 주류세력이라고 보기 어려운 사람들이었음. 문국현은 인지도가 안습이었고, 박찬종은 특이한 이미지가 강했고 기본적인 바람이 안철수랑 차원이 달랐죠. 정몽준은 자체가 재벌이라 언급할 필요가 없습니다. 재벌이랑 자신을 동일시하거나 대안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으니까요. 월드컵 바람을 탓을 뿐. 그래서 그들(중도층)은 지금껏 선택적으로 민주당 또는 새누리당을 지지했고, 그때는 차악의 논리가 먹혔지만 이번은 전혀 다르죠. 왜냐고? 이미 대안(안철수)을 봤거나 봤다고 생각하니까.

    중도 보수로만 한정해서 얘기하면, 그들은 새누리당의 구보수를 적극 지지하지 않습니다. 솔직히 혐오함. 그 꼴통 이미지. 근데 대안이 없어서 어쩔수 없이 새누리를 찍어왔습니다. 그들은 북한 문제에 상대적으로 보수적이고 경제는 점진적 개혁을 원합니다. 그 차이를 이번 토론회 때 명확히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문재인이 금강산 관광 관련해서 현정은이 북한 당국자에게 김정일의 안전에 관한 전언을 받았으니 재개해도 된다고 주장했지만, 안철수는 협의를 통해 북한의 공식 채널로부터 보장을 받아야 재개할 수 있다고 했죠. 안철수 의견이 딱 중도보수 의견입니다. 민주당과도 다르고, 막무가내로 반대하는 극보수랑도 다르죠.

    안철수라는 구보수 세력과 다르지만 믿을 수 있는(이런 얘기 별로 하고 싶지않지만, 안철수의 이력 자체는 전형적인 보수엘리트의 코스죠. 보수층의 신뢰감을 주는 트랙 레코드. 흔히 말하는 강남의 공부잘하는 착한 아이의 경력. 서울, 수도권의 중도적 부모님 세대에서는 기본적으로 예뻐하는 이력이란 거죠. 문재인이나 민주당 사람들은 그런 바이오그래피가 없습니다. 그들이 나쁘단 얘기가 아니라 살아온 이력이 다르다는 거죠. 그리고 애당초 그런 이력을 가진 사람들은 민주당에 거의 있지도 않습니다.) 중도 보수층 입장에서는 대안이 나타난 이상 단일화됐다고 문재인을 쉽게 지지할 수 없습니다. 안타깝지만 단일화 과정에서 이미 아름다운 단일화는 변질된지 오래고 안철수는 구세력에게 날개가 꺾인 상징이 되버렸으니까.

    이번의 사퇴로 안철수는 지난 1~2주간의 단일화 과정에서 수많은 상처를 입고 안타깝게 사라진 피해자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이미지 깎인 부분 일거에 다 만회했죠. 단일후보로 선출되서 대통령이 되었으면 좋았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이번 사퇴는 안철수에게 최상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껏 대선을 눈앞에 둔 유력 후보가 그것도 제일 유력한 후보와 맞대결에서 거의 매번 이기던 후보가 사퇴한 경우는 단한번도 없었으니까. 이걸 무시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5년후를 예측할 수 없지만 어찌됐건 이번 선거가 끝난 후 정치권에 남은 사람들 중 존재감이 안철수 이상일 사람은 단 한명도 없을 겁니다.

    그리고 단일화 과정에서 상당히 많은 안철수 지지자에게 민주당과 친노 지지자들은 같은 편으로 생각했는데 정말 가혹할 정도로 비아냥하고 비난한 "다른 사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한마디로, 안철수 지지자들에게 민주당 세력은 가해자, 자기의 희망을 나쁜 방법으로 꺾은 구태새력일 뿐이란 거.

    안철수 지지자 개인의 성향에 따라 정권교체가 더 중요하면 문재인을 찍겠지만 나는 안철수 지지자 중 그 비율이 50%를 크게 넘을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설령 넘어도 박근혜를 이길만한 수준까지 절대 도달하지 못할거라고 생각합니다.

    투표율을 고려시 지지율은 박근혜 45 문재인 35에 중도 20이라고 봅니다. 위에서 쭉 얘기했듯이 문재인은 중도 보수층에게 소구력이 없을 겁니다(안철수가 지지유세를 한다고 해도 이미 단일화 과정은 엉망진창이었고 전혀 아름답지 못했음. 안후보 지지자들이 좋은 마음으로 문재인을 찍을 가능성은 이미 날아갔음). 결과는 박근혜 52~55 문재인 45~48 정도일 거라 봅니다. 문재인이 중도보수층의 70%이상을 끌어오지 못하는 이상 이길 가능성은 없습니다. 그리고 그 가능성은 매우 낮게 봅니다.

    전혀 원하지 않지만 결과는 박근혜가 이길 거란거죠. 이게 결론입니다.

    ps. 노무현도 비슷하지만 이겼지 않았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노무현도 비슷했습니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달랐던게 노무현은 단일화 과정에서 자신에게 불리하다고 다들 생각했던 여론조사를 받았고 이기면서 사람들에게 의외성과 감동을 줬죠. 정몽준이 흔쾌히 승복한 것도 양념 역할을 했고.

    하지만 영화도 1편보다 2편보면 재미가 떨어지듯이 이번엔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원하는 수준이 지난번보다 높아져 있고, 안철수의 사퇴 과정이 전혀 아름답지 못했습니다. 난 문재인이 안철수캠프에서 최종 제시한 지지도+가상대결을 차라리 받는게 나았을거라 생각합니다. 아마 그거 받아도 문재인이 이겼을 겁니다. 이미 대세가 좀 그런 쪽이었고. 워낙 안캠프가 삽질을 많이 해서.. 그러면 문재인은 대인이미지+감동을 한꺼번에 받아갔을거고 안철수도 승복했을거고, 안철수 지지자들도 승복했을 겁니다. 문재인 대단하다라고 생각했겠죠. 컨벤션 효과도 끝내줬을거고. 하지만 그게 어그러지고 안철수가 사퇴하면서 단일화 시너지는 이미 날아갔다고 봅니다. 그래서 문재인의 패배를 점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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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번 안철수 사퇴 사태에 대해서 제 생각과 가장 일치하는 글입니다. 인터넷 상의 여론이 어떻든지 결과적으로 박근혜의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이는군요. 이유는 님의 분석과 비슷합니다.

      돌이켜보면 안철수는 처음부터 민주당 주도의 대선을 염두에 두지 않았고 기대(?)보다 정치적 감각이 뛰어났다는 생각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정치적 감각은 타이밍을 잡는 것인데 그동안 협박 폭로, 대선 출마 선언, 사퇴 선언 들을 보면 정치에 발을 들인지 1년도 안된 초보인가 싶을 정도입니다.

      님의 말씀대로 안철수는 사퇴 선언으로 최근 몇 주의 찌질한 이미지를 벗은 듯 한데 과연 앞으로의 행보가 어떻게 될지 자뭇 궁금합니다. 박근혜, 문재인이 앞으로 무슨 말을 할지, 어떤 행보를 보일지 전혀 궁금하지 않은데 안철수의 행보가 궁금하니 확실히 안철수는 몇달만에 거물 정치인으로 성장한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본인 하기에 따라서 가장 강력한 차기 대선후보가 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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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노빠들의 진상질로 인해 그나마 있던 정권교체 가능성도 다 사라졌네요.

    노무현 악성코드가 사라지기 전에는 새누리당의 장기적 승리가 예측될 듯 합니다. 지금까지 노무현, 노빠들이 나서서 이긴 선거가 하나라도 있었는지 (탄핵 빼고) 의문이군요. 그나마 충남, 강원지사 정도강 있는데 안희정, 이광재야 친노, 노빠 팬덤이나 상징성에서 상당히 약한 밀려난 존재들이고, 실제로 전면에 나섰던 유시민, 한명숙, 이해찬(총선진두지휘), 문재인 등을 감안하면 글쎄요.

    안철수가 대선 패배이후 야권의 노무현 악성코드 삭제에 도움이 될지, 아니면 망한 판에 끼지 않고 조용히 자기 갈 길을 갈진 모르겠지만..

    하여간 문재인 패배 이후 친노들은 남탓하지 말고 자멸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몇번째 말아먹으면서도 욕심만 많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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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저는 한국에 12월 20일 오전 귀국 예정이었고 미처 부재자 투표를 신청하지 못했었는데, 이번 기자회견을 보고 19일 오전 귀국으로 일정을 변경합니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문재인이냐 안철수냐의 문제보다도 그 이후의 세상이 중요할 수도 있겠지만, 어떤 사람들에게는 그 과정이 더 큰 의미를 가졌을 수도 있겠지요. 부디 저와 같은 생각을 한 사람들이 많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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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주인장 의견에 동의하는 편입니다. 저 역시 안철수 지지자이지만, 현재의 정치 프레임을 일소하기엔 개인의 역량 하나로는 너무나 힘들고, 오히려 문재인보다 성과가 더 나오지 않을까 하는 의심을 늘 떨치지 못했습니다. 다만, 윗 분들이 말씀하신 바대로 '구태'에 빠진 민주당의 환골탈태가 아주 중요한데, 그 역시 문재인 혼자의 양심과 의지로 바꿀 수 있을는지요. 저는 50% 정도로 보고 있는데, 잘 모르겠습니다. 어쨋든 안철수의 용기와 결단에 섭섭한 마음 반, 그래도 마무리를 훌륭하셨다는 마음 반이네요. 이제부턴 문재인을 더욱더 애정과 관심을 갖고 지켜볼 수 밖에 없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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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그런데 솔직히 주인장님이 안철수에 대해 그 직전까지 하셨던 말씀과 이 글의 뉘앙스가 너무 다르군요.
    어찌되었건 이번 대선에서 패배할 경우 친노는 엄청난 후폭풍에 직면하게 될 겁니다.

    단순히 인터넷에서 흔히 보이는 노빠 부대 정도로는 버텨내기 어려울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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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문재인이나 이해찬 류의 친노들이 민주당 내의 비노세력에게 했던 행태를 감안하거나, 안철수에게 한 행동을 감안하면 대선 패배 후에도 문재인과 이해찬이 멀쩡할 가능성은 높지가 않지요.

    애시당초 노무현을 만들어낸 건 한줌의 노빠들이 아니라 노무현이 숙청했던 구민주계와 비노, 김대중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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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친구, 배우자, 정치인..자신이 선택한 사람은 자신의 수준 이상이 될수 없습니다. 현재 한국인들이 누구를 선택하든 그게 그 사회의 수준일뿐입니다. 그리고 그 수준에 맞는 대가를 치루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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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단일화 과정에서 꽉막힌 부분이 있긴 했습니다만...
    심한 비속어 남용은 보기 좋지 않군요.
    키보드질도 정도껏 하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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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중도층은 가운데 있지 않다.

    최근 방영됐던 EBS 다큐 프라임 2부 '중도층은 가운데 있지 않다'에서 흥미로운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다양한 이념적 스펙트럼을 가진 시민들을 샘플로 모아놓고 첨여하게 대립하는 사안에 대한 견해를 묻고 1~5까지 평정하는 실험이었는데, 중도로 수렴된 사람들의 개별 답변을 분석해 보니 사안에 따라 분명하게 진보적이거나 보수적인 견해를 피력했습니다. 이 실험을 통해 중도층은 정책 이슈에 관해 생각이 없는 집단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가지고 있되 진보나 보수 성향처럼 일관된 판단 체계를 보이지 않고 사안에 따라 다른 선택을 하는 집단임을 알 수 있습니다.

    안 후보 지지층의 향방에 대한 견해가 많은데, 두 가지를 봐야 합니다. 안 후보와 박근혜 후보의 정책적 일치도, 후보 사퇴 후 문-안의 애티튜드가 그것인데, 안철수 후보와 문재인 후보는 98년 DJP연합이나 2002년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때와 달리 이념적 스펙트럼의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문구에 관해 일부 이견이 있으나 정치 쇄신안을 비롯해 대부분의 공동 정책 구상에 합의했습니다. 본문에서 허브리스님도 지적하셨듯 반값 등록금이나 한미 FTA 등 몇 가지 사안에 대한 입장을 수정하고 안 후보와 함께하는 애티튜드를 보인다면 안 후보의 지지표 이탈은 크지 않을걸로 봅니다. 또 하나 염두해 두어야 하는 점은 최근 수개월간 박 후보가 보인 우클릭 행보, 이른바 집토끼 전략입니다. 과거사 논란에 잇달아 나쁜 애티튜드로 대응하면서 중도층으로의 외연 확장이 한계에 부딪혔고, 10월 이후부터는 NLL 논란, 경제 민주화 폐기 논란 등으로 박 후보의가 취하는 스텐스와 중도층 유권자의 교집함이 거의 남아 있지 않아 안 후보 지지가 박 후보로 이동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입니다.

    결국 문-안이 앞으로 얼마나 화합하고 상대를 존중하는 자세를 보여줄 수 있느냐가 이번 대선에서 문재인의 '운명'을 가를 것으로 봅니다.

    ps : 저는 비록 안 후보를 지지했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문 후보를 친노 프레임으로 공격하는 전략은 그다지 효과를 보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안 후보가 토론에 나설 때 캠프 내에서는 참여정부의 실정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공격할 것을 주문했지만 안 후보는 공격보다는 상대에 대한 존중을 택했습니다. 물론 단일후보에 대한 예의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지만, 문 후보는 참여정부기에 유시민이나 이혜찬처럼 전면에 나선 인물이 아니어서 정치에 관심이 많은 유권자가 아니면 참여정부에서 문재인을 떠올리기는 쉽지 않습니다. 또한 성격이나 태도 면에서 노무현의 여집합이 문재인에 가깝기 때문에 역설적이게도 문재인을 상대로 노무현을 연상시킬수록 노무현과 문재인의 차이만 부각될 뿐이어서 이 전략은 되려 상대를 도와주는 전략이 될 수 있지요. 안철수는 정치 아마추어 프레임으로 깨고 문재인은 친노 프레임으로 깬다...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전략이지만 그만큼 낮은 수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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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런 다큐멘터리가 있었나요? 찾아봐야겠군요. 재밌는 실험이네요.
      네거티브 프레임에 대해서는, 낮은 수지만 계속 듣다보면 또 마음이 움직이게 되니까요. 단순하기 때문에 무서운 후크송과 같은 거라서..
      이미 안철수는 캠프에 유능한 사람들을 데리고 있지 못하다는 (심지어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평을 받으며 아마추어 프레임에 힘을 실어주고야 말았죠.
      참여정부에서의 문재인을 떠올리기 쉽지 않다는 부분엔 동의합니다. 기존정치에 관심 없던 사람에게는 문재인이 "누구야?" "뭐 이거저거 하던사람이래. 잘 몰라" 정도니까요. 하지만 계속해서 "이 사람 참여정부때 노무현이랑 같이 나라 말아먹은 사람이다" 식의 프레임 공격이 계속되면 어떨까요. 오히려 몰랐기 때문에 당하기 쉽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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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안철수 지지자이던 내가 이제 고민하는 것은 정권교체가 더 중한지 아니면 정치개혁이 더 중한지.

    내가 정권교체를 바라던 이유가 단순히 이명박정부 심판과 박정희 미화론 저지였는지, 아니면 보다 더 큰 근본적인 개혁이었는지.

    전자인줄 알고 안철수씨 지지 시작했지만 지지하다 보니 더 나은 세상과 정치를 꿈꾸고 보게 되었고, 그것이 가능하다는 확신 또한 가지게 되었습니다.

    정치개혁. 혁신. 어느 당이 더 잘 할 수 있을까? 결론은 둘다 못한다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당이 이겨야 다음 선거에서 정치개혁이 가능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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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 온라인 여론을 통해 최근들어 쉽게 접하는 말 들 중에 하나가, 안철수는 피해자, 나는 상처 입었다.
    박근혜를 지지할 수도 있고, 나는 중도층으로 돌아가겠다. 정도겠죠.

    피아구별이 안되면, 전쟁터에선 살아남을 수가 없다고 하죠. 저렇게 인터넷에 글을 쓰는 많은 사람들이
    딱 그 상황이 아닌가 싶군요.

    안철수의 후보 사퇴 / 단일화 연설문이 그의 진심을 담지 않고 있다고 가정하고, 백번 양보해서
    안철수가 어쩔수 없이 눈물을 머금고 현실의 벽에 부딫혀 사퇴를 했다고 치더라도.
    - 저는 안철수의 워드 그대로를 믿고 있지만 -
    적어도 안철수를 지지했던 사람이라면, 그가 했던 말들, 행동들을 기억한다면, 차마 이번엔 차라리
    박근혜를 찍겠다. 새누리를 지지하겠다. 새누리보다 민주당이 더 밉삽이라 난 새누리 지지한다.
    라는 말은 하기 어려울 거라고 봅니다. - 못한다고 적으려다가 세상엔 항상 예외가 있으니 어렵다고 적습니다. -
    새누리와 박근혜야 말로 안철수가 청산하려고 했던 세력들이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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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이 지면 그거대로 좋다는 명제는 받아들일수 없군요. 제 생각엔 자민련 처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거대 제 1야당이...' 라는 주어를 민주당쪽에서는 좋아하던데 과반도 안되는 야당은 민주당이던 통진당이던 힘 없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MBC 사장 하나 바꾸지 못하는 것을 보세요.

    경남지사 후보문제에서 드러나는 민주당의 무능은 정말 한심하기 그지 없습니다.

    총선을 말아먹으면서 까지 낙동강 벨트에 사활을 걸었던 민주당이 경남지사는 왜 이리 나몰라라 하는지..

    정말 능력도 없고 플렌도 없음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죠.

    홍준표는 그냥 가만히 있어도 당선될 수준...

    정당 정당 하는데 경남지사 선거에서 민주당이 어떤 정당 역활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군요..

    있으나 마나한 수준의 정당이면 없는게 국민을 위해 좋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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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 "초조해 하시네요. ^^ 예상해보자면 투표일날 아침 일찍 즐거운 마음으로 한 표 행사하러 가시게 될 겁니다."

    초조함은 이제 가신 것 같네요. 19일을 며칠을 지난 뒤에도 안후보가 사퇴 한다는 소리를 안하길래 많은 사람이 초조해졌던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아직도 민주당이 수 백 개(또는 수 백 만 개)의 인격체의 조합이란걸 실감하지 못하는 것 같군요. 대체 언제쯤이면 받아들이려는지. 아직까지 야당의 역할은 가치관보다는 반가치관이 뚜렷해서 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안후보 사퇴로 충격을 받았던 실망했든 어쨌든 투표일이 가까워질 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마음을 굳히고 투표장에 나가게 될 것 같네요. 다음 선거는 너무 오래 남았고, 요즘은 다들 할 말이 너무 많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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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것이 의도되었듯 아니던간에, 안철수 덕분에 박근혜쪽 선거전략 자체가
      좀 꼬인건 사실인 듯 합니다.

      정권심판론 하나만으로도, 선거가 막판이 될 수록 야당쪽이 좀 더 탄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에 - 대부분의 선거에서 - 박근혜쪽에서는 민주당과 문재인의 삽질을
      기대할 수 밖에 없지 않을 까 싶네요.

      여하튼, 여러가지 사건 덕분에 이번 대선은 제 기대대로, 나름 재밌어진 것 (?) 같습니다.
      사실 삽질 안 하고, 안전하게 돌 다리 두드리는 전략은 박근혜쪽이 승세를 가지고 있을 때
      굳히기 전략으로는 안성맞춤인데, 현재 같은 상황에서는 오히려 자기 무덤 파는 격이 될 수 있죠.
      여러가지로 재밌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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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 몇가지 논의에 이의가 있습니다.
    1. 민주당이 그럭저럭 괜찬은 야당이라는 가정하에 논의를 진행하고 계시는 군요. 없는 것보다 있는 것이 낫다.
    하지만 민주당은 오랜세월 야당을 했기 때문에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외에는 해체하는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쉽게 말하면 민주당은 일시에 없애지 않으면 계속 혁신을 거부할 것이고, 계속
    혁신을 거부하면 "진짜 새로운 야당"의 출현을 막는 다는 것입니다.
    2. 두번째로는 안철수가 집권하면 새누리당 정파를 아우리는 정계개편을 시도할 것이라는 것입니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이라는 고착된 시야로 보면, 이명박계와 새누리당을 자기편으로 흡수할 수 밖에 없다는
    논리인데 진보와 학계, 그리고 집단지성을 가진 일반 그룹들이 많이 있습니다.
    3. 안철수가 집권하지 못하면, 야권이 이합집산하고 모호 질것이라고 했는데, 현재의 가짜야당은 본질적으로
    이합집산하여 사라질 것이고, 제대로 된 야당의 기초가 이루어질 것입니다. 안철수가 단일화 되지 않더라도
    출마해야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문제인이 박근혜와의 싸움에서 져도 민주당은 책임져야 할 것입니다.
    4. 특히 중요한 것은 반새누리당 전선에서 새누리당과 가장 잘 싸울 수 있는 장수를 탈락시키고, 또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도입하려는 장수를 빼고 민주당은 도대체 무엇을 하려고 하는가에 대한 질문입니다.
    장기적인 혁신과 단기적인 전투에서 모두 우위에 있는 장수를 빼고 민주당은 도대체 무엇을 하려고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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