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September 10, 2012

공포의 조건

강간범들은 계급적인 피해의식을 폭력으로 해소한다. 그들이 희생양으로 삼는 건 계급적인 약자이면서 여성인 사람들이다. 강간범중에서 가난하면서 여성이면서 여자이기까지 한 대상을 희생양으로 삼는 자들은 강간범 중에서도 가장 병리적 증상이 심한 자들이다. 따라서, 슬프게도 강간이란 범조의 피해양상은 계급적일 수 밖에 없다. 전자발치를 찬 성범죄자들의 거주지 통계를 보면, 강남, 서초, 용산, 송파의 거주자들은 상대적으로 공포에 떨 이유가 적다. 성범죄자들의 수가 많은 중랑(26명), 노원(19명), 강동(18명)에 비해서 강남(7명), 서초(6명), 용산(8명), 송파(13명)의 숫자는 절반보다도 훨씬 적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물리적 거세법안을 발의한 것은 송파 출신의 국회의원 박인숙이다. 그녀의 주장에 전혀 공감하고 설득되지 않지만, 그녀가 왜 그런 법안을 발의했어야 했는지 그 정치적 필요성에 대해서는 이해가 간다. 공포에 떠는 것조차도 어떤 의미에서는 경제적 여유란 자격이 필요한 것이다.

"경찰에게 잡힌 강간범은 대개 동정이 갈 정도로 형편없는 부랑아이거나 완전히 사회 적응 실패자다. 그들은 갈가리 찢긴 자신의 자아를 어떻게든 구하기 위해 초지배로 자신을 부풀릴 필요가 있다. 강간범들은 그런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자신이 겪는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힘없는 피해자에게 전가한다. 그들이 강간을 범하는 목적은 여자를 굴복시키고 일그러진 정복욕의 대상으로 삼으려는 것이지 결코 성적 만족감을 위한 것이 아니다. 다시 말하면, 병리적 지배 행위가 섹스로 가장된 것이며 성적 행위의 폭력적 행위가 아닌 것이다."
- 데즈몬드 모리스-

2 comments:

  1. 여자를 굴복시키고 일그러진 정복욕의 대상으로 삼으려는 병리적 증상의 분포는 계급을 가리지 않으나, 부자는 이를 구매할 방법이 많고 빈자는 훔칠 수 밖에 없기 때문 아닐까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는데, 결국 같은 얘기일지도 모르겠네요. 경찰에게 잡히지 않은 강간범은 부와 권력을 갖고 있을 뿐, 마찬가지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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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이 글을 쓰신 분은 자신의 시각을 넓힐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강간이 늦은 밤 어두운 곳에서 모르는 사람에 의해 벌어지는 폭력적인 일이라는 좁은 시선을 그대로 따르고 계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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