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수의 '돈의 맛'을 보다 시선을 잡아 끈 것은, 아빠(백윤식)와 딸(김효진), 엄마(윤여정)와 아들(온주완)의 관계였다. 같은 부모라도 특히 이성 부모와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모습이다. 백윤식이 죽음을 앞두고 있을 때, 그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위로하는 건 딸인 김효진이다. 심지어 아빠의 정부인 필리핀 여자에게도 김효진은 관대하다.
엄마의 딸이 친밀한 것은 이상할 게 없지만, 아빠와 친밀한 딸이 특별한 힘을 가진 경우를 많이 봤다. 다른 면보다 왠만한 사건에는 꿈쩍도 하지 않는 엄청난 자존감과 자신감을 갖고 있는 경우. 한 선배는 심지어 아빠의 첫사랑을 같이 만난 적도 있었다는데, 그 아빠의 절대적인 지지와 사랑에 대한 추억이 참 많고 부러웠다. 그런 남 다른 아빠를 가졌다는 사실 자체로 주위 친구들의 부러움을 받고 산 삶이었다. 자존감이 높지 않은 게 이상하다.
큰 아들은 나와 너무 비슷하고, 작은 아들은 엄마와 너무 닮았다. 예를 들어, 아이는 수업시간에 거의 수업에 집중하지 않는다. 수업을 방해하는 법은 많지 않지만, 이 아이에게 학교수업은 대부분 매우 지루하다. 당연히 학원 가는 건 싫어하고 거부한다. 하루에 몇 시간은 놀이터에 나가서 놀아야 한다. 대신 새벽에 일어나 혼자 책을 읽는다. 초등학교 2학년인데. 처의 입장에서는 큰 아이를 이해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런 아이의 모습을 인정하는 것이 최선이다.
그런 아이를 이해하는 건 나다. 내 어렸을 때와 비슷하니까 그리고 그런 경향이 클수록 더 강해지니까 잠시 생각해보면 남들이 이해못하는 것도 나는 비교적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미안한 생각이 든다. 그런 이해는 이성 부모에게 받는 편이 너에겐 훨씬 좋았을텐데. 다른 성을 가진 존재의 지지와 믿음은 동성의 존재보다 몇 배의 큰 힘이 되는데. 어느 시점이 되면, 좋은 이성 선배나 이성 친구가 그런 역할을 할 수 있겠지만, 그런 건 운이 필요하다. 사람도 잘 만나야 하고, 관계유지에도 지혜가 필요하니까.
굿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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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bris님 부모님이 어떤 분이셨는지 궁금해지는데요..?^^
ReplyDelete주변 친구들 중에 특히 아들들은 아버지의 이해와 지지를 잘 받았다고 느끼는 걸 별로 못봤어요.(애정과는 별도로요) 그런 면에서 아이에겐 자기를 '아는' 아빠가 있다는게 큰 힘이 될겁니다.
가끔 아이들을 보면 영화에서 처럼 시간을 휙 뛰어넘어 어른이 된 모습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바다속사막/
ReplyDelete저는 할머니의 영향을 많이 받은 케이스입니다. 완벽한 지지와 편애를 받았다는 자부심이 긍정적으로 작용하지 않았나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