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March 20, 2012

재기의 멘탈

올해 들어서 영하 15도 넘었던 이틀만 빼고는 1시간 가까이 걸리는 거리를 매일 아침 걸어서 출근했다. 덕분에 잡스 자서전을 거의 읽지 못했지만 오디오 북으로는 들었다. 그래서 놓친 부분도 많지만, 어떤 부분에서는 마음이 지나치지 못하고 여러번 들었던 부분도 있다. 아마도, 그 책의 첫번째 압권은 잡스가 애플에서 쫓겨나던 1/3 지점이었던 것 같다. 잡스가 쫓겨나고 엉엉 우는 부분에서 마음이 움직여서, 그 부분을 한 세 번 쯤 들었다.

왜 그 부분에 마음이 움직였을까 생각해보니, 이미 그의 컴백과 성공과 죽음까지 알고 있는 상황에서 그의 그런 울음의 의미가 무엇인지 더 절절하게 다가왔던 것 같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인간적인 미성숙함을 의식하면서 살고 있지만, 누구도 그런 면을 고치려고 하지 않는다. 그게 나 자신이기도 하거니와 자신의 장점을 자신하고 살면서 그런 면을 고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니까. 하지만, 그런 자신의 약점이 어느 시점에선가 점점 치명적인 문제가 되고, 이젠 얼마든지 나를 바꿀 용의가 생겼지만, 그 때는 이미 사람들은 등을 돌린 후다. 다시 기회를 주면 잘 할 것 같은데, 아무도 내게 그런 기회를 줄 것 같지 않다. 기회를 가졌을 때는 이 모든 것이 내 능력으로 이룩한 것 같지만, 어쩌면, 이제 이런 기회는 다시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엄습했을 것이다.

성공한 사람은 세상에 많지만, 잡스처럼 드라마틱하게 재기한 사람은 역사적으로도 몹시 드문 일이다. 그의 성공은 찰라적으로 이루어졌지만, 그의 재기는 훨씬 차근차근, 비교적 준비된 모습으로 이루어졌다. 내가 당분간의 애플의 미래에 대해서 계속 낙관하는 이유다. 성공하는 것도 좋지만, 재기할 수 있는 멘탈을 가진 사람이 되는 건 어떨까, 하고 문득 생각해본다.

6 comments:

  1. 항상 잘 감상하고 있습니다.
    혹시 괜찮으시다면 자주 방문하시는 블로그 추천해 주실수도 있나요?

    여러번 언급하신 바하문트 블로그는 이제 비공개더군요. ㅠㅠ

    ReplyDelete
  2. 좋은글 감사합니다. 통찰력 있는 글을 본다는건... 거인의 어깨위에서 세상을 바라보는건 역시 좋네요.

    ReplyDelete
  3. 쓰신 글 모두를 이해했고 바로 뭉클해지네요.

    ReplyDelete
  4. 에이, 성공하는 것보다 재기하는 것이 더 어렵잖아요.

    ReplyDelete
  5. 거의 모든 경제학의 자기소개가 맘에 들어 글 남기고갑니다 반전의 매력을 가진 경제학자의 느낌이랄까?^^

    ReplyDelete
  6. 거의 모든 경제학의 자기소개가 맘에 들어 글 남기고갑니다 반전의 매력을 가진 경제학자의 느낌이랄까?^^

    ReplyDele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