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미래를 다룬 책들은, 상업적 목적을 위해서 어쩔 수 없겠지만, 대체로 다음 두 가지 결론을 지향한다. 하나는 중국이 지난 30여 년간 놀라운 경제성장을 해왔지만, 곧 성장의 한계에 도달할 것이며('10년 후의 미래' Outrageous Future, 대니얼 앨트만), 중국이 갖고 있는 지정학적 한계로 중국은 21세기를 주도할 국가가 되지 못한다('100년 후', 조지 프리드만)는 중국의 미래에 다소 비관적인 관점이고, 다른 하나는 중국이 서구가 생각하는 중국의 문제점(기술혁신의 한계, 인구의 한계, 그리고 민주주의의 한계)를 극복하고 세계를 주도하는 나라로 더 성장할 것이다('중국이 세계를 지배하면', 마틴 자크)라는 낙관적인 관점이다. 경제학자의 입장에서는 중국의 성장이 계속 될 것이냐 아닐 것이냐에 섣부른 예단을 하기 어렵다. 어떤 정책을 취하느냐에 따라서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일본과 한국이 그랬듯이 중국도 노동의 생산성에만 의존한 성장에는 곧 한계를 경험할 것이고, 다음 단계의 성장을 위해서는 기술혁신과 민주주의가 동반되어야 할 것으로 보고 있(을 것이)다. 이런 예상이 맞다면, 중국의 총생산은 곧 세계1위로 올라 서겠지만, 1인당 생산(per capita)은 여전히 낮은 상태로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다.마틴 자크는 사실상 중국을 집권하고 있는 공산당의 관점(서구의 민주주의가 곧 경제발전을 위한 전제조건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을 대변한다고 할 수 있다. , 역사적 경험으로 보면, 그가 말한대로, 서구의 민주주의 제도가 곧 높은 경제성장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산업혁명이 시작된 시기도 그랬고, 미국 경제가 급격히 발전하던 시기도 그랬으며, 심지어 최근의 한국의 사례에서 보듯 근대적인 경제발전에 제대로 된 민주주의가 결여된 적도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30여년 간 중국의 엄청난 경제적 성과는 공산주의 체제를 유지하면서 이루어졌고, 개방을 하면서도 러시아식의 급진적 개방은 지양했다. 중국은 인도와 비교하자면 민주주의 수준은 낮고, 자본개방의 정도도 낮다. 유교적 전통에 바탕을 둔 중국식 정치체제로도 충분히 서구식 민주주의를 대신할 수 있으며, 중국인들 자신들이 그것이 동감하고 동의하고 있다는 마틴 자크의 주장에 대해, 그의 해박한 중국 역사에 대해 다소 감탄했음에도 불구하고, 의구심을 버리기 어렵다. 과연 지금의 중국인들에게 유교에 대한 의식이 있기기는 한가? 설령 있다고 해도, 유교적 전통이 민주주의에 대한 욕구를 대신할 수 있을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하던 와중에, 모건스탠리 Stephen Roach의 글, "China's Long-Term Challenges"를 읽었다. 다소 관념적일 수 있는 논점들을 옆에 치우고, 중국이 당면하고 있는 단기와 장기적인 시점에서의 경제 문제들을 생각해볼 수 있게, 자신의 입장을 명료하게 정리한 글이다. 우선, 로치는 지금 현재 중국경제의 비관론자들이 제기하는 이슈들은 그다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본다. 그 이슈는 보통 다음 세가지다.
1) 은행 위기
2) 부동산 버블의 붕괴
3) 인플레이션 급등
그런데, 일부 비관론자들(예컨대, Andy Xie)과 달리, 로치는 이 세가지 문제가 중국의 특이한 수요/공급의 정황을 감안하면 그렇게 심각하지 않다고 본다. 예를 들어, 부동산 버블은 중국의 높은 도시 주택 수요를 감안하면 버블의 붕괴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얼마전까지 텅 비어있었던 도시 주거공간이 높은 도시화율로 인해서 채워지는 중국 특유의 상황을 그는 주목한다. 그리고, 로치는 중국이 당면하고 있는 진짜 과제는 다음 세 가지라고 주장한다.
1) 노동인구의 감소와 노령화
2) 에너지 부족
3) 금융구조의 현대화 필요성
로치가 이 세가지 이슈들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장 이유는 중국이 수출 주도형 경제로 12억 인구를 더 잘 먹여 살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중국은 소비 중심 경제의 모델로 갈 것이고, 가야할 수 밖에 없으며, 또 그러기에 충분한 규모의 시장을 갖고 있다. 문제는 중국의 현재의 낮은 소득 수준이 아니라, 중국의 복지 제도가 미흡하기 때문에, 미래를 걱정하는 중국인들로서는 소비보다는 저축에 치중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인구도 점차 감소할 것(2035년까지 1억 명 정도의 인구가 줄어들 듯 것으로 추산)이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금융제도를 개혁해야 한다고 로치는 본다. 특히, 4개 은행에 집중된 은행 시스템의 문제(한때 한국에도 만연했던 "too big to fail"의 정서)를 개선하고, 금융규제 때문에 너무 낮은 예금 금리로 소비자들이 겪는 생활의 어려움도 해결해야 한다. 한편, 에너지의 효율성이 떨어지고 절대적인 대외의존도가 높은 문제는 사실 중국이 처한 또 다른 구조적 문제다. 이것들은 정부의 대규모 투자와 기술개발를 통해 해결해야 하고, 중국 정부의 문제인식과 해결의지에 따라서는 시장에 맡겨 놓은 것보다 더 효과적인 해결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중국의 미래에 대한 조명은 (설령 딱 떨어지는 결론을 얻지 못하더라도) 여러 저러 각도에서 계속 될텐데, 워낙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졌기 때문일 것이다.
첫번째 보여주신 중국지도 차트는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 건가요? 궁금하네요
ReplyDelete/낭만고양이
ReplyDelete구글 이미지 검색으로 찾아보니 population density of china 라고 나오네요.
https://chrome.google.com/webstore/detail/dajedkncpodkggklbegccjpmnglmnflm
인구밀도 아닐까요? 진할수록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
ReplyDelete"유교적 전통"과 "민주주의에 대한 욕구"란 표현보다는 "중앙집권(또는 권위주의)"와 "분권주의"구도의 설정이 정치체제와 경제발전의 상관관계에 더 적절한 함수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ReplyDelete낭만고양이/
ReplyDeletexacdo님 설명이 맞습니다.
sticky/
일리 있는 설명입니다. 중국은 저도 조금 더 깊은 생각이 필요합니다.
여러분/
그래도, 보기와 달리, 이 글을 꽤 많은 생각 끝에 쓴 글입니다. 문제는 결론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건데, 아직 좀 더 공부가 필요합니다.
낙관론 과 비관론의 중심에 세계를 지배하느냐 마느냐 군요. 일단 부럽네요.
ReplyDele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