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February 28, 2011

단상

1.
친한 지인의 시어머님이 대장암에 걸리셨다. 다른 은행의 fx 트레이더의 부인이 급성 백혈병이란 소식도 들었다. 부활의 김태원은 촬영도중 위암이 발견되어 수술을 받았다. 지지난 주 저녁식사를 같이 했던 모텔레콤 회사의 전무님이 해준, 술도 안 마시고, 담배도 안 피고, 바람도 안 피고 착실하게만 살아온 친구가 췌장암에 걸려서 발병 3달 만에 죽은 이야기. 죽기 전 2달 전 동기들이 병문안을 갔는데, 그 친구들의 손을 잡고 그가 서럽게 울었다고 했다.

"나는 너희처럼 술도 안 마시고, 담배도 안 피고, 계집질도 안 했는데, 왜 내가 이런 병에 걸려야 하는 거니?"

2.
요새 논어를 읽고 있는데, 공자는 덕을 추구하고, 현명한 자를 벗하기를 호색(好色)하듯이 하라고 한다. 처음엔 읽고 혼자 웃었는데, 생각해보니 의미심장한 이야기다. 공자의 말을 바꿔 말하면, 호색해 본 적이 없는 자에게 공자의 주장은 얼마나 희미한 것인가. 프로이드는 호색하지 않는 남자의 욕망은 어떤 식으로든 해소되어야 한다고 믿었던 것 같다. 따라서, 호색도 하지 않고 해소도 하지 않는 남자를 옆에 두고 있는 여자는 그가 어느 순간 이상한 행동을 하거나, 갑자기 무너져내리지나 않을지 걱정해야 할지도.

3.
사람들은 물 좋고 공기 좋은 곳에 살면 건강하고 오래 살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인간의 평균수명은 그런 곳보다 돈 많은 곳이 압도적으로 높다. 레빗은 노벨상 수상자들의 수명이 후보로 그친 사람들보다 훨씬 높다고 했는데, 인간은 무욕하고 청빈하여 두고 갈 것이 없는 때보다, 가진 것들이 너무 많아 차마 떠날 수 없을 때 삶에 대한 더 많은 애착을 발휘해 이 세상에 더 오래 살다가 가는 듯 하다. 잡스의 말대로, 천국이 좋다고 믿는 사람도 그 곳에 가려고 일부러 죽는 사람은 없지 않은가?

4.
우리는 어차피 죽기 때문에, 승부로 보자면 어차피 지게 되어 있는 셈이다. 문제는 어떻게 질 것이냐가 아닐까. 높은 절벽에 손가락 네 개로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도, 웃을 수 있으면 다행이고, 그곳에 인간을 올려놓은 누군가가 혀를 내두를만큼 오래 그리고 멋지게 버틸 수 있다면, 그 삶은 훌륭한 것이다. 후회없이 버텼다면, 비록 힘이 다해서 절벽 아래로 떨어지더라도, 그게 맨땅이든, 깊고 시원한 강물이든, 아님 푹신한 낙하산 위든 여한이 없지 않을까.

Sunday, February 27, 2011

프랍 트레이딩

세상의 트레이더에는 두 부류가 있다. 프랍 트레이딩이 불가능하다고 믿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예컨대, 대부분의 주류 경제학자들은 프랍 트레이딩은 "맨땅의 헤딩"이며, 맨땅에 헤딩을 계속 하다 보면 결국 우리는 죽는다, 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자산운용사로 보자면 벤치마크를 따라다니는 인덱스 트레이딩이 옳다고 생각하고, 자신들이 트레이더가 된다면 은행으로 치자면 내부 고객 플로우를 바탕으로 한 플로우 트레이딩을 택할 것이다. 프랍 트레이디은 장기적으로 보면 실패할 수 밖에 없다고 믿기 때문에 당연히 할 생각도 없다.

하지만, 세상의 소수의 사람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프랍 트레이딩이 가능하다고 믿는다. 그들은 월런 버핏과 존 튜도르 존스를 추앙하며, 소위 "알파"를 찾아내기 위해서 고심한다. 자신이 궁극적으로 있을 곳은 은행이나 자산운용사가 아니라, 프랍 데스크나 헷지 펀드라고 믿는다. 그들은 인간으로서의 본성을 극복하려고 노력하고, 그게 경험이든 이성이든 예외적인 능력(과 운)을 통해 시장을 이기겠다는 긍국의 목표가 성취 가능하다고 믿는다.

하버드 대학의 캠벨 교수는 학교에서는 첫 번째 진영에 서서 학생들을 가르치지만, 자신의 회사는 "알파"를 추구한다. 그는 탁월한 사람이라 지성으로 비밀스럽게 그 "알파"를 이루어낸 듯 하지만, 내 경우엔 그런 능력이 없기 때문에, 철저히 감성적인 접근을 한다. 인간으로서의 본능을 거슬린다는 것, 그게 참 어렵다. 골드만 삭스의 프랍 데스크가 없어진다는 말을 듣고 문득 든 생각이다.

산업의 특성

김영하와 조영일의 논쟁을 피상적으로 읽으면, 김영하는 예술을 위해서는 모든 것을 희생해야 한다는 예술지상론자 같고, 조영일은 예술 이전에 현실을 인식하고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서 연대해야 하는 현실론자 같은 인상을 받는다. 하지만, 그렇게 이해한 사람이 있다면, 철저한 오독이고, 오해다. 그들은 김영하를 너무 과소평가한 것이다. 물론 김영하의 실수는 조영일과 같은 함량미달의 인간과 논쟁한 것이다.

김영하가 이야기하는 문학의 속성, 혹은 넓게 봐서 예술의 속성이란 결국 예술 혹은 문학이란 산업의 속성이다. 한 마디로 진입장벽이 낮고, 승자가 모든 과실을 독식하는 특성이다. 세상에는 무라카미 하루키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김영하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들이 작가로서 살아가는 길은 결국 사람들이 그들의 책을 얼마나 사주는가에 좌우된다. 기독교인의 믿음이 결국은 "헌금"으로 표현될 수 밖에 없듯이, 작가에 대한 독자에 대한 사랑은 그의 책을 얼마나 사주는가에 달려있다. 작가가 되는 길은 신춘문예를 통해 당선하는데 있지 않고, 실은 사람(시장)이 몇 권의 책을 사주는가에 달려 있다고 김영하는 (어쩌면 당연한 사실을) 말했던 것이다. 당신이 세상 사람들에게 자신을 책을 사게 만들 수만 있다면, 당신은 작가가 될 자격이 있고, 그 시점까지는, 작가가 되고 싶은 사람은, 각오하고 쓸 수 밖에 없다, 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국가는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을 경쟁에서 낙오된 사람을 위해 제공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능력 없는 작가를 능력 없는 떡볶이 장수나 능력 없는 핸드폰 개발자와 달리 턱없이 좋게 대우해야 할 경제적, 도덕적, 윤리적, 철학적 이유는 세상에 없다. 그리고, 아마도, 내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능력 없는(그들의 표현에 의하면 아직은 능력을 인정받지 못한) 작가들이 능력을 꽃피울 때까지 국가가 그들을 지원할 일은 김정일이 스스로 권좌에서 물러나 남한에게 연방정부를 제의할 가능성이나, 이건희가 문득 전 재산을 자식이 아닌 사회에 환원할 가동성보다도 수십 배 낮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시크릿 가든'이란 드라마를 볼 때, "김주원 역할을 맡은 현빈은 먹고 살만하니까, 다른 무명 연예인을 좋아해야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이유의 노래를 듣다가, "아, 이러면 다른 가수들이 너무 힘들 테니 다른 노래를 듣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대부분의 사람들은 "저 얼굴로, 저 연기력으로, 저 발성으로 무슨 연기를 한단 말인가?"라거나, "역시 진정한 아이돌은 소녀시대"라며 무능력한 자들에게 까칠하다. 하지만, 자신들의 그런 집중적이면서도 변덕스러운 선호야말로, 문화산업에 "낮은 진입장벽과 승자독식"이란 성격을 부여한 본질임을 잘 알지 못한다. 우리가 균등한 선호를 갖지 않는 이상, 그래서 이질적인 상품에 균등한 지출을 하지 않는 이상, 세상의 핸드볼 선수는 야구 선수와 같은 연봉을 받을 수 없으며, 세상의 모든 가수들이 미래를 걱정하지 않고 노래를 부를 수는 없다.

조승우는 회당 2천만 원이 넘는 돈을 받고 뮤지컬 공연을 하고, 유재석은 회당 3천만 원이 넘는 돈을 받고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이병헌 배용준은 한 편당 5천만 원이 넘는 돈을 받고 드라마를 찍는다. 소녀시대를 불러서 노래 한 곡 시키고 점심이라도 먹으려면 수천 만원이 든다. 조승우가 출연하는 "지킬 앤 하이드"는 5분만에 표가 매진되지만, 이름 모를 무명가수가 노래라고 할라치면 짜증부터 내는 것이 대중의 심리다. 소설책 한 권을 위해서 2만원은 큰 돈이라도 생각하는 대중에게 작가들의 생계를 위해 혹은 문학의 미래를 위해, 재미없는 소설이지만 재미없는 영화지만 조금만 더 쉽게 주머니를 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들의 호주머니 사정은 뻔하고, 그들은 작가뿐 아니라, 가수를 위해서도, 연기자들은 위해서도, 영화인들은 위해서도, 돈을 써야 하기 때문에, 그런 하소연을 들어줄 리도 없다. 사람들은 이런 경우 결국 "국가"가 나서야 한다고 말하지만, 국가의 돈도 결국 우리들의 돈이다. 생계가 어려워진 떡볶이 장수나 핸드폰 개발자들의 반대를 국가는 이겨낼 수 없다.

굳이 현실을 말하자면, 가수가 연기자보다 낫고, 소설가가 시인보다 낫다. 야구가 핸드볼보다 낫다는 것은 사람들이 다 이해하는 데, 소설가가 시나리오 작가보다 낫다는 걸 인정하기는 쉽지 않은 모양이다. 아마도, 게임이 그랬듯이, 예전에는 먹고 살 수 없었지만, 이제는 잘 먹고 잘 살수도 있다고 희망을 가진 모양이다. 하지만, 게임산업 산업에서 연봉 1억이 넘는 프로게이머들이 먹고 살 수 있는 이유는 피씨방에서 전원이 내려졌을 때 분노를 참지 못하는 수 많은 아마추어 게이머들이 있기 때문이다. 영화 산업에는 그런 나이브한 청중들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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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February 22, 2011

소명의 실체

생활고에 시달리던 젊은 여성 시나리오 작가가 죽었다. 김영하는 예술이란 무엇이고, 예술가란 누구인가로 논쟁하다가 블로그를 닫았다. 안철수는 "하고 싶은 일이 아니라 잘 하는 일을 하라"고 말했고, 에이미 추아는 "아이들은 자신들이 뭘 원하는지 모르니까, 부모가 책임을 지고 잘 하는 것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한다. 게임에 빠져 고1때 학교를 중퇴한 아들을 둔 송창식에게 "안 말렸습니까?"라고 묻자, 송창식은 "왜 말려요? 게임 전공할 건데"라고 말한다. (그의 큰 아들은 NC 소프트에 다닌다)

"사람은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한다"는 건 마치 행복의 레서피처럼 들린다. 과연 그럴까. 그리고 그런 일이 과연 가능할까.

노래를 잘하고, 좋아하는 사람이, 노래로 잘 먹고 잘 살 수 있다면 축복이다. "나는 노래가 하고 싶어"라고 말하는 사람이 놀라운 가창력의 소유자라면 모든 사람들이 그/그녀를 격려하고 축복해줄 것이다. "넌 할 수 있어. 너의 노래는 아름답고, 너의 노래로 내 마음은 큰 공명이 울려." 하지만, 세상에는 치과의사가 되고 싶은 사람도 있다. 세상에는 치과의사 따위는 되고 싶지 않아, 라고 말하는 (싸가지 없는) 인간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이 훨씬 많다. 냄새 나는 입을 벌리고 썩어가는 이빨을 치료해야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과의사를 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많기 때문에, 치과의사가 되기가 어려운 것이다. 그런데, 치과의사가 되고 싶은 사람 중에서 그 일이 너무 재미있고, 신난다고 말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 듯 하다. 간혹, "보람이 있다" 고 말하는 사람은 있지만, 그런 사람들조차 "내일부터 당신의 수입은 일당 30만원으로 제한되겠습니다" 라고 하면 대부분은 얼굴을 붉힐 것이다. 하지만, 돈을 벌지 않아도 좋으니,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제법 있다. 그런 희망을 가진 사람들에게 절실한 것은 열정보다는 재능이다. "당신의 노래는 아무런 감동이 없고, 당신이 가진 목소리를 너무 부담스러워요"라는 소리를 듣고 슬프지 않을 가수는 없을 것이다.

노래를 하고 싶은데, 재능이 없는 사람도 정말 원한다면 해보고 싶은 것이 인생이다. 인생은 한번 사는 것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함부로 선택하지 못하면서 하지 않은 선택도 아쉬워한다. 그게 선택의 심리학이다. 노래를 하고 싶은데, 재능이 있는 사람이라고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노래를 잘 한다고 해서, 꼭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기 때문이다. 가수는 이변이 많은 직업이다. 좋은 곡을 쓸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좋은 노래를 받는 것은 매우 어렵다. 좋은 곡을 받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목소리를 가져도 남의 노래만 불러서는 괴로운 것이 가수의 삶이다. 이문세가 80년대를 풍미했던 이유는 그가 다른 가수보다 훌륭한 가창력을 가져서가 아니었다. 그는 그게 운이든 아니면 그것도 실력이든 이영훈의 명곡들을 자기 곡으로 만들었다. 그게 90년대 감수성과 맞아 떨어지면서 그의 목소리를 한 시대를 대표하게 됐다. 그런데, 노래를 잘 하는 사람도 다른 능력이 확실하면 고민이 커진다. 하버드를 법대를 졸업했거나, 존스 홉킨스 의대를 나와서 모든 걸 접고 한국에서 가수가 되는 결정을 하기 어렵다는 건 너무 당연한 이야기고, 더 극단적인 예를 들자면, 본인은 핸드볼이 너무 좋고 한국의 어떤 실업 팀에서 입단 제안을 받지만, 야구의 뛰어난 재능을 보여 메이저 리그의 뉴욕 양키스에서 선발투수로 입단 제안을 받는다면, 그걸 뿌리치고 핸드볼 팀으로 가긴 어려울 것이다. 뉴욕 양키스 입단은 고사하고, 엘지 트윈스만 해도 어려울 텐데, 하물며 재능 없는 야구선수 혹은 재능 없는 가수가 비교적 소질을 보이는 의사나 법조인의 길을 접고 그 길을 가기란 쉽지 않다.

성공적인 인생은 "하고 싶은 일"과 "잘 하는 일"간의 균형을 잘 잡았느냐는 질문으로 집약된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 그 사이에 "해야만 하는 일"이란 놈이 끼어든다. 우리가 가족을 이루고 사는 이상, "해야만 하는 일"이란 놈은 입을 벌리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그 의무의 일상을 마음대로 방기할 수 없는 삶의 무거움이 우리를 기다린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언젠가 "해야만 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 "잘 하는 일"을 하면서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때를 기다린다. 하지만, 알다시피, 모든 일은 어느 정도 때가 있는 법이어서, 계속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보면, 결국 어느 순간 뒤돌아 보면, 하고 싶은 일은 할 수가 없게 된다. 그런데, 생각해보자. 과연 어떤 일을 정말로 원했다면, 과연 그렇게 시간을 헛되이 보내기만 할까? 정말 가수가 되고 싶었다면, 작가가 되고 싶었다면, "해야만 하는 일"을 열심히 빨리 끝내버린 후에, 잘 하는 일을 레버지리 삼아, 하고 싶은 일을 할 수는 없는 일일까? 아니면, 정말 그것이 하고 싶은 일이라면, 꼭 직업이 아니라도, 하고 싶은 일을 취미로 할 순 없는 것일까?

세상의 비극은 "해야만 하는 일"은 많고, "할 줄 아는 일"은 적은데, "하고 싶은 일"은 그다지 생산적이지 않을 때 생긴다. 가족으로서 의무는 크고, 할 줄 아는 일은 단순노동뿐인데, 하고 싶은 일은 경쟁은 치열하고 보상은 적은 일이라면, 갈 수 있는 길은 험난하고 울퉁불퉁한 길 하나 뿐인 것이다. 안철수처럼 "하고 싶은 일"도 더러 있고, "할 수 있는 일은 무지하게 많은" 사람으로서는 이런 비극적인 유형의 인간이 진정으로 이해가 가지는 않을 것이다. 결국 (1) 하고 싶은 일, (2) 잘 할 수 있는 일, (3) 해야만 하는 일을 각각의 꼭지점으로 하는 삼각형을 그려보면, 지금 자신이 하는 일들이 그 어디쯤에 속해있는지 잘 알게 된다. 다행히, 세 가지가 비교적 균형을 잡고 있다면 다행한 일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이제 어느 쪽 꼭지점으로 움직여 갈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김영하에 대해 쏟아지는 비난은 대부분 부당했다. 조영일의 함량 미달 발언에 김영하가 왜 일일이 대꾸했는지 나는 솔직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개투를 위한 원칙

0. 모를 때는 하지 않는다.
1. 포지션을 크게 가져가서 큰 돈을 버는 투자자를 부러워하지 않는다.
2. 이성적 판단보다 눈치가 더 핵심적인 가치임을 쪽팔려 하지 않는다.
3. 탐욕을 경계하고 공포에 짓눌리지 않는다.
4. 더 센 놈한테 붙는 것을 치사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5. 불리하면 도망가는 걸 당연하게 생각한다.
6. 내 마음 속 감정의 흐름 속에 시장이 흐름이 담겨있음을 잊지 않는다.
7. 트레이딩의 핵심은 가격 뿐 아니라 시간임을 명심한다.

Saturday, February 12, 2011

기장이 아니라 결여다

p59
사람들이 카 작다고 다 만만하게 여기느냐. 160 남짓이었다는 나폴레옹은 그럼 어떻게 건장한 남자들로만 이뤄진 거대한 군대를 이끌고 유럽을 정복했겠나. 키가 그렇게까지 중요했다면 160이 조금 넘었다는 마오쩌둥은 어떻게 그 넓은 중국을 통일했겠냐고. 멀리 갈 것도 없다. 박정희 전 대통령도 165였다. 신체적 능력이 극히 중요한 축구에서조차 마라도나는 165로 시대를 평정했다. 키 때문에 결혼을 못 할지도 모른다고? 아니지. 문제의 본질은 뼈의 길이가 아니라, 그로 인한 자신감의 결여다. 본능적으로 최고 우성 유전자를 판독해내는 여자들이 기가 막히게 구분해 내는 건, 기장이 아니라, 바로 결여다.
- 김어준,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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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 아이패드 와이어리스 키보드를 89,000원 주고 샀다. 종이 처럼 얇은 하얀 키보드다. 애플의 다른 제품처럼 디자인은 극한으로 예쁜데, 터치감은 처음 경험하는 부드러움이다.이제 아이패드도 아이폰에서도 이 키보드만 있으면 얼마든지 편안하게 글을 쓸 수 있다. 이제 남은 것은, 아이패드 탈옥을 할 것이냐 말 것이냐.

- 유일하게 보는 tv 프로그램이 금요일 밤에 하는 '위대한 탄생'인데, 슈퍼스타-K란 프로그램을 봤던 사람들은 아류라고 싫어하지만, 그 프로그램을 보지 못해서 그런지, 재밌게 보고 있다. 멘토들이 해주는 피드백을 들으면서, 음악뿐만 아니라 삶에 대해서도 많이 배운다. 얼마전, 예술의 본질은 경쟁이라는 말을 듣고 깊게 생각한 적이 있는데, 경쟁에서 살아남은 작품이나 예술가만 훌륭하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예술가의 고뇌와 투쟁에서 좋은 예술이 탄생하는 속성이 있음을 부인하긴 어렵다.

- 이은미의 노래를 그닥 좋아한 적이 없는데, 그녀의 피드백을 듣다보면, 그녀가 좋아진다. 그녀는 적어도 자신에게 가장 엄격한 룰을 적용하는 사람일 것이다.

- 김태원의 노래중의 내가 가장 사랑하는 노래는 좋은 노래가 많아서 꼽기가 어렵다. 아름다운 사실, 사랑, 생각이나, 사랑이란 건, 네버 엔딩 스토리, 그리고 사랑할수록. 그의 노래가 자주 듣고 불러도싫증이 나지 않는 이유는 그의 노래가 '서정'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가사가 깊이가 있고, 단어들의 색깔이 음조와 잘 어울리면서 문장과 문장이 잘 연결된다.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으면서 새로운 것이다. 그가 이태권에게 "곧 여자 친구 생길 겁니다"라고 말하는 부분, 너무 웃기고 그럴 듯 했다.

- 싱어 송 라이터는 자기 색깔을 가져야 한다고 했던 멘토 방시혁에게 한 여성 싱어 송 라이터 후보는 "당신의 브로치도 좀 아니었어요"라고 깝죽거렸다. 그녀는 자신의 외모를 지적하는 것에 자존심이 상했을 것이다. 얼마 뒤, 방시혁은 그녀에게 브로치를 선물했다. 방시혁이 그녀보다는 몇 수 위다. 내가 그녀라면 그의 충고를 깊게 생각해 본 후에 받아들였거나, 아니면 더 좋은 음악으로 말했을 것이다. 그녀는 자존심과 자신감을 혼동했다. 그녀의 태도로는 자존심은 조금 살렸을지 모르지만, 궁극적으로 자신감은 상처 입었을 것이다. 상처입은 자신감을 회복하려면 깊이 생각해서, 자신의 문제가 뭔지 깊게 생각하고 반성해야 한다.

- 사람들은 능력의 유무와 상관없이 자존심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실력 없는 자존심은 유지되기 어렵다. 상처받기 일쑤다. 재밌는 건 (자존심과는 달리) 자신감은 대부분 타고 난다는 것이다. 실력이 없어서 자신감에 상처입어도, 원래가 자신감이 있는 사람은 어떤 식으로든 금방 회복해낸다. 자신감이 강한 사람은 대부분 그래서 자존감이 높다.

- 많은 탈락한 참가자들을 보면, 김윤아의 말이 생각난다. "당신의 조건이 문제가 아니라, 당신의 태도가 문제에요" 김어준의 "건투를 빈다"에 보면, 키가 작아서 고민하는 남자에 대한 김어준의 충고가 나온다. 그의 말대로 키가 작은 남자가 자신감으로 무장하면 참 섹시하다. 여자는 키가 작은 남자의 열등감과 컴플렉스를 본능적으로 냄새 맡고 싫어하는데, 자신감은 그런 여자의 거부감을 무장해제 시킨다. 하지만, 생각해보자. 작은 남자가 자신감을 갖는 게 과연 그렇게 쉽기만 한 일일까? 모든 조건이 같다면, 키 큰 남자가 자신감이 넘친다면 더 섹시하지 않을까? 그런데, 세상에 완벽한 인간은 없다. 우리는 모두 조금씩, 머리가 나쁘고, 키가 작고, 뚱뚱하며, 얼굴이 못생겼으며, 집안 환경이 나쁘다. 거기서 깨달아야 할 것은, 컴플렉스는 "그런 걸 탓해봐야 아무 소용없다"는 정신이 말고는 개선시킬 길이 없다는 것이다. 역시, 막다른 골목에서 우리가 취해야 하는 바로 그 "태도"가 제일 문제다.

- 꼭 해야하는 일을 안 해서 인생에서 겪는 고초는 이루 말할 수 없다. 쓸데 없는 일에 참견했다가 생기는 문제에 비해서 훨씬 많을 것이다. 하지만, 트레이딩에서는 참아야 할 순간에 나서면 혹독한 대가를 치루어야 한다. 이익을 보는 것 못지 않게 손실을 보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장에서 사람들은 무위의 무료함을 참지 못한다. 그 본성을 극복하는 방법은 사실상 경험 밖에 없는 듯 하다. 여기서, 경험은 칼로 베이고, 몽둥이로 얻어맞아 생긴 실재의 기억을 말한다.

- 내가 과용하는 것 네 가지. 1) 미장원 비용, 2) 신발, 3) 책, 그리고 4) 맛사지. 나머지 것들- 예를 들어서 와인, 차, 그리고 옷 같은 것에 대해서 선호는 있지만, 과용하고 싶은 생각은 별로 없다. 무엇이 좋은지는 알고 있지만, 내야 하는 돈의 액수와 내게 주는 가치(효용)이 같지 않은 걸 알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나는 5만원을 내고 커트하는 건, 전혀 아깝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자동차에 들어가는 돈은 너무 아깝다. 재밌는 건 내가 일주일에 한번 이상 받는 맛사지인데, 나는 여러 나라에서 다양한 가격의 각종 형태의 맛사지를 받아보았지만, 지금까지의 결론은 한 시간 반에 5만원 하는 여의도 손선생님이 맛사지가 최고다. 맛사지는 체격이 크고, 힘이 세고, 손이 큰 사람은 잘 하지 못하는 듯 하다. 자기만의 철학을 가진 맛사지사인지는 1분만 받아보면 알 수 있다. 힘의 강약을 이해하고 자신만의 리듬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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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February 10, 2011

광안대교

부산에 생전 처음을 갔다온 아이는 3일 동안 광안대교를 네 번 보았다. 광안대교는 높고 갈매기는 많다.

둘째와는 다른 큰 아이의 성격과 재능 때문에 우리 부부는 걱정이 많다. 자유분망하고 창의적이며 다재다능한 대신에 지루한 걸 참지 못 하고 시각적인 자극에 예민하다. 한국교육이 아이의 장점을 죽이고 단점만 키우지 않을까 걱정하는 것이다. 자식을 키우다 보면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다는 로버트 드 니로의 말이 생각난다.

Monday, February 07, 2011

단상

- 책이나 논문이나 영화를 접하게 되면, 그들의 어려운 언어를 내 자신의 쉬운 언어로 바꾸는 작업을 꾸준히 해 왔다. 때로는 오역과 오해도 있었지만, 그래도 꾸준히 했다. 계기라고 할 것도 없었다. 글을 읽는 것도 좋아했지만 쓰는 것도 좋아했기 때문이다. 글을 쓰고, 그것을 다시 읽으면서 리드미칼하지 않으면, 다시 읽고 고쳤다. 돌이켜 보니, 그 이상의 공부는 별로 없었다. 근데, 이 모든 것이 아주 우연히 진행되었다. 누가 강요한 것도 아니고, 누구로부터 배운 것도 아니었다.

- 그런 작업을 했던 인센티브중의 하나는 이성(異性)이었다. 여자에게 썰을 풀기 위해서 그 고단한 작업을 했던 부분, 절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곧, 깨닫게 된다. 여자들은 심각한 남자를 좋아하지 않는다. 여자들은 재밌고, 맑으며, 외향적이고, 잘 웃는, 친절한 남자를 좋아한다. 이렇게 말하면, 당신의 "결혼의 경제학" 이론과는 다르잖아, 라고 반론할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아니, 완전하게 같은 이야기다.

- 금융시장에서 일하는 게 즐거운 이유를 한 마디로 하자면, 지루하기 않기 때문이다. 정말이지, 이곳은 지루할 틈이 없다.

인생의 교훈

미장원에서 읽은 에스콰이어 2월호, "What I have learned"

- 로버트 드 니로가 말한다. "떠벌이는 사람은 제대로 알지 못한다. 아는 사람은 섣불리 말하지 않는다. 이건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진리다. 비판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곰곰히 생각해 보면 오바마의 시도가 옳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디션을 보러가는 배우에게 해 주는 이야기가 있다. 본능에 따르는 것을 두려워 하지 말라고. 배역은 못 얻을지도 모르지만 틀림없이 주목을 받을 것이다. 무슨 일이든 처음에 제대로 하지 않으면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그 흔적이 영원히 남는다.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고민. 돈과 가치 사이의 미묘한 경계. 이걸 꼭 그 돈을 내고 사야 한단 말이야? 자식을 키우는 이상 바람 잘 날은 요원하다(이 말이 가장 맘에 든다). 나이가 들면 더 신중해진다. 이미 겪어서 결과가 눈에 뻔히 보이는 상황이 펼쳐진다. 용감하되 경솔하지 말아야 한다"

- 조디 포스터가 말한다. "택시 드라이버의 출연이 확정됐을 때 나는 이미 드 니로나 마틴 스콜세즈보다 작품을 더 많이 한 상태였다. 세 살 때부터 이 일을 했으니까. 그러니 나이는 열 세 살이어도 마음은 이미 베테랑 연기자였다. 촬영 시작에 앞서 드니로가 나를 따로 불러냈다. 호텔로 나를 데리러 와서 같이 식당으로 갔다. 처음에는 별 말이 없었다. 그는 그냥 우물거리가만 했다. 두 번째 날부터 대사를 맞춰보기 시작했는데, 나는 이미 대사를 다 알고 있던터라 지루할 따름이었다. 세 번째 날에도 같이 대사를 맞췄는데, 이제는 여간 지루한 것이 아니었다. 네 번째날, 이번에는 드 니로가 완전히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기 시작했다. 뜬금없는 이야기를 하면서 나한테도 맞받아쳐보라고 했다. 원래 대본을 가지고 시작하다가 그가 옆길로 새면 나도 따라가야 했고, 막판에 그가 다시 정해진 대사로 돌아올 수 있도록 자리를 만들어 주는 건 내 몫이었다. 내 입장에서는 크게 깨달을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그때가지만 해도 배우는 그냥 자연스럽게 연기만 하면 되고, 누가 써놓은 것을 읊는 것에 불과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나한테 캐릭터를 만들라고 요구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현장에서 받은 지시라고는 "더 빨리 말해봐" 아니면 "조금 천천히 말해봐" 정도였다. 그러나 얼마나 새로운 느낌이었겠나. 연기자가 멍청한 직업이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됐으니. 솔직히 그 때까지는 멍청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다른 사람이 써놓은 걸 그대로 읊는 것에 불과하다면, 그렇게 멍청한 일은 또 없으니까. 어느 순간에 내가 훨씬 모자라고 부족하다는 걸 깨달았다. 그러면서 땀에 흠뻑 젖어 먹을 수도 없고 잠을 잘 수도 없을 만큼 희열을 느꼈다. 내 인생의 전환점이었다"

- 드 니로가 말한다. "조디가 그런 말을 했다고?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때 조디가 몇 살? 열 두 살이었다고? 대단하다."

- 로버트 두발이 말한다. "아무 것도 모를 때는 아무거나 다 할 수 있을줄 알았다. 때로는 빨리 해치우는 것이 제대로 하겠다고 시간을 허비하는 것보다 더 낫다. 예술이란 경쟁적인 것이다. 내가 아내를 만난 곳은 아르헨티나였다. 꽃가게가 문을 닫아서 빵집으로 갔다. 만약 꽃가게 문이 열려 있었다면, 나는 아내를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처음에는 나이 차이가 너무 많은 여자를 만나는 게 적지 않게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윌포드 브림리에게 조언을 구했다. 윌포드는 하워드 휴즈의 경호원으로 일한 사람으로, 매사가 똑 부러지는 사람이다. 그가 이렇게 말했다. "친구로서 말하겠는데, 늙은이한테 세상에서 제일 나쁜 일은 늙은 여자를 만나는 거에요" 현실과 꿈이 얼마나 일치할지는 알 수 없다. 낙관적인 사람은 그만큼 앞서서 출발하는 것이다. 말은 개와 다르다. 말은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드 니로는 요즈음 어떻게 지낼까? 그는 자신만의 법칙을 가지고 사는 사람이다."

- 로버트 레드포드가 말한다. "인생은 본질적으로 슬픈 것이다. 행복은 이따금씩 찾아올 뿐이다. 한순간 찾아왔다가 사라진다. 매 순간으로부터 그 핏방울을 뽑아내야 한다.

- Cal Fussman: "나는 아버지 무릎에 앉아서 인생을 배우지 않았다. 귀한 가르침이 그랬듯이, 교훈을 주는 건 본보기 뿐이다. 어릴 때 애리조나 주 플래그스태프라는 곳에서 자랐는데, 텔레비젼도 없고 대중문화를 접할 방법도 없었다. 아버지는 미술관과 연구소의 책임자였다. '호피족'이라는 푸에블로 인디언 친구가 많아서 마을이나 산으로 놀러 가곤 했다. 그들은 수백 년을 대대로 이어온 기도와 춤으로 신을 섬겼다. 그런 성장과정 덕분에 관용이라는 소중한 가치를 배울 수 있었다. 용기는 평소에 얼마나 지녔는지 가늠할 수 없는 덕목이다. 미리 계획을 세울 수도 없다. 어떤 순간이 닥쳤을 때 올바른 일을 하느냐, 하지 못하느냐로 판가름 날 뿐이다. 명예를 중시하는 사람에게 실패는 몹시 쓰라린다. 그러나 명예 같은 걸 개의치 않는 사람이라면 허구한 날 사기 치고 협잡하며 남의 것을 빼앗더라도 그게 잘못이라는 내면의 목소리 같은 것은 듣지 못할 것이다. 인생이 정신차리라며 뺨을 후려치는 일도 없을 것이다. 자신이 사랑받는다는 것을 느끼며 자라는 것은 놀라운 힘을 발휘한다. 아이에게 그건 크나큰 선물이다. 유명인이어서 유일하게 좋은 점은 흥미로운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신이 어떤 인간인지 알고 싶다고? 자녀들과 시간을 보내보면 된다. 아이들은 당신이 뭘해서 돈을 버는지 따위엔 전혀 관심없다. 결혼생활의 비결이 뭐냐고? 우린 많이 웃는다. 자녀가 열여섯 살이 되면 기도를 해야 한다. 이제 부모로서의 통제력을 잃었다. 물론 그 전에도 통제됐던 것 아니지만, 지금은 기도해야 하는 이유가 더 분명해졌다. 이젠 그것밖에 할 수 있는 게 없기 때문이다. 사랑을 하지도 않으면서 섹스를 하고 나면 뭐랄까, 이런 식이 된다. "자. 이젠 또 뭘 하지?" 어머니가 돌아가실 거라는 그 거스를 수 없는 현실 앞에서 이제껏 내가 믿어왔던 모든 것이 창밖으로 내던져진 꼴이 되고 말았다. 머리 속에 정말 아무 생각이 없었다. 막말로, 여기서 살아나가는 사람은 없다. 이건 게임 이론이 아니다. 우리는 전부 죽는다. 지구를 구하고 영생을 획득했다며 상을 받을 사람은 없다. 그렇다면 오히려 더 명랑하고 희망적인 태도로 문제에 접근할 수 있지 않을까? 승패에 생사가 걸린 게임이 아니니까.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Ferran Adria(Chef, Spain): "요리를 바꾸는 유일한 재료는 소금이다. 소금이 들어간 음식과 들어가지 않은 음식은 차이가 크다. 내 말을 믿을 수 없다면, 소금이 들어간 음식을 먹을 수 없는 사람에게 물어보라. 토마토만 완벽하게 알려고 해도 일생이 필요하다. 몸이 아픈 사람에게 가장 힘든 일이 음식을 즐기는 것이다.

Saturday, February 05, 2011

주자학

중국에서는 고래로 자신들의 가치관의 기준이 되는 경전은 선왕(先王), 즉, 중국문명제작자들의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북송정권이 이민족에게 굴욕적인 패망을 당하면서 외래사상에 대해 주체사상을 회복해야 한다는 민족주의적 비분이 일어났다. 여기서의 외래사상은 불교였고 주체사상은 유학의 도통(道通)이고, 강력한 도덕주의의 회복이었다. 하지만 불교는 대승불학의 만개와 함께 교학의 치열한 논리, 선적(禪的)인 격조높은 시심, 그리고 인식론, 우주론을 포함한 근원적인 인성의 문제에 대한 심오한 통찰, 그리고 공안적 말장난이 주는 재미, 그리고 한 개념 개념을 치밀하게 분석해 나가는 탐구의 논리 등등 무궁한 지적 호기심을 제공했다. 불교가 중국적 토양에서 소승에서 대승으로 전환되었다면, 유교 역시 소승에서 대승으로 전환되지 않으면 안되었다.

소승불교는 역사적 싯달타가 깨달은 도리를 소박하게 따르면서 정진하는 사대부중의 삶을 중시한다. 따라서 소승에는 허세가 없다. 그리고 삼장(三藏)으로 말하면 율(律)이 중시되는 종교운동이었다. 그러나 대승이 되면, 역사적 싯달타는 중요하지 않게 되고 그의 가르침을 해석하는 논(論)이 부상하며, 모든 관심이 인간 개인이 스스로 자각하여 부처가 된다는 성불의 논리에 모아진다. 불타는 색신(色身)이 아닌 법신(法身)이 되고, 불타의 가르침 곧 불법은 우주의 보편적 진리가 된다. 그리고 결론은 이러하다: "내가 곧 부처다"

소승불교에서 율이 중시되었다면 원시유학에서 중시된 것은 예(禮)였다. 공자의 가르침이 시공을 초월하는 보편적 진리의 가르침이 되기 위해서 불교의 성불이 유교에서는 성인(聖人)이 된다고 하는 위성(爲聖)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나의 본성에 대한 탐구가 이루어져야 하고, 보편적 인간에 대한 인식이 심화되어야 한다. 인성론이 새로운 유학의 주제로 주상하면서, 논어와 맹자의 해석이 추구되고 부족한 면은 대학과 중용을 통해 보완되었다. 중용에는 심오한 인성론이 나오고, 성의 본체론이 전개되며, 감정조절의 도덕론이 우주적 테마로 전개되는 것이다. 대학은 수신에서 평천하에 이르는 체계적인 정치철학을, 격물치지의 인식론을, 혈구지도의 도덕론을 제공하고 있다. 이제 사서가 구비되면서 불교에 대항할 우주론, 인식론, 가치론이 전개되는 것이다. 사서가 육경보다 높아지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이루어진 것이다. 사서가 육경보다 높아지면서 공자가 선왕의 지위를 대신하게 되었다.

이러한 유교운동을 주도한 사람이 바로 주희였다. 주희의 주석을 이전의 고주(告註)와 대비하여 신주(新註)라고 부르고, 신주로부터 발전한 학문을 성리학, 주자학, 신유학, 송학 등으로 부른다.

- 김용옥의 '논어한글역주'로부터 정리-

단상

- 명절이라 사람들을 많이 만난다. 내 피가 섞인 사람들, 곧 혈연이다. 자주 만나자고 인사하지만 명절이 아니고는 사실 볼 기회가 거의 없다. 사실 내 아이들 볼 시간도 부족한데 제종은 고사하고, 사촌들 볼 시간이 있을리 없다.

- 사람들의 가장 큰 고민은 역시 교육이다. 자식이 장성하면 물론 결혼이 가장 큰 이슈다. 최근에 내가 내린 결론은 심플하다. 딸을 키우는 부모라면, 얼마전 WSJ에 에이미 추아가 기고한 "왜 중국 엄마들이 우월한가?"라는 글을 구해서 잘 읽어본 이후에 그대로 하면 된다. 여자아이들은 궤도 이탈이 별로 없지만 역전 홈런도 별로 없다. 모범생이 결국 잘 산다. 그런데 남자 아이들은 좀 다르다.

- 가수 이적 엄마가 쓴 '믿는만큼 자라는 아이들'이란 책이 있다. 그녀는 이적을 포함한 삼형제의 엄마다. 형제를 둔 부모라면 꼭 읽어봐야 하는 책인데, 그 책의 제목은 '믿는만큼 자라는 남자 아이들'이 맞다. 여자 아이들은 믿는 만큼 크지 않고 사랑하는 만큼 큰다. 남자 아이들에게는 믿음이 곧 사랑이지만 여자 아이들게는 사랑은 사랑이지 믿음이 아니다. 에이미 추아는 두 여자 아이의 엄마고, 이적의 엄마는 세 남자 아이들의 엄마다. 두 사람의 교육방법은 극적이라고 할만큼 다르다. 어느 게 옳다고 할 수 없다. 자식에 대한 파악이 먼저 되어야 한다. 나의 큰 아이를 에이미 추아 방식으로 키운다면 아이는 엇나간 후 회복하거나, 성공하지만 결국 비루해질 것이다. 둘 다 위험하다.

- 일남 이녀를 키운 김용옥 선생이 육아에 관한 책을 쓰면 대박일 것이다. 그가 쓴 거의 모든 책을 다 읽었는데, 그는 아이는 어렸을 때는 조이고, 커갈수록 풀어주어야 한다고 일관적으로 말한다. 그런데 어떻게 조이고 어떤 국면에서 풀 것인가. 사람들은 그걸 어려워 한다.

- 부산 여행에서 처와 아이들에게 언양불고기에서 저녁을 사준 K누나는 국립대 법대 출신의 현직판사다. 그녀는 엄마가 아들의 공부하는 책상 뒤에서 뜨개질로 아들을 감시해서 국립대 법대에 보낸 사례의 예후에 대해서 회의적이다. 엄마가 뜨개질로 평생 아들을 관리해줄 수는 없지 않은가. 그녀는 좋지 않은 많은 뜨개질 엄마와 그녀의 아들들에 관한 사례들을 언급한다. 나는 고개를 끄덕인다.

- 요즘 사람들은 대학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다. 본인이 진짜 좋아하는 알을 하며 살면 된다고 말이다. 명문대학을 나와도 자신이 뭘 잘하고 원하는지 모르는 사람도 많으니 틀린 이야긴 아니다. 에이미 추아는 아이들은 일단 무엇인가를 잘하게 해주면 좋아하게 된다고 말한다. 일리 있는 이야기다. 그래서 김용옥 선생도 어렸을 때의 디서플린이 중요하다고 하는 것일 테다. 그러나, 진정으로 목표나 애정이 없으면 어느 순간, 수준 이후로는 동기부여가 어렵고, 특히 남자 아이들에게서 그런 성향이 발견된다. 그런데 지금의 학교 시스템은 그런 남자 아이들에게 관대하지 않다. 그래서 미국에서도 "아이가 아니라 학교가 문제다"란 책이 나왔다. 한국의 학교 시스템은 남자 아이들에게 미국보다도 더 불리하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한국 남자 아이들의 엄마는 뜨개질을 하기 시작한다. 일단 대학을 밀어 넣으면 그 다음엔 스스로 알아서 하길 바라면서 말이다. 물론 그런 일을 여간해선 잘 생기지 않는다.

- 아이가 스스로 되고 싶고, 하고 싶아하는 일이 있다면 열심히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트레이더가 정말 되고 싶은 고등학생이 있다면, 경제학자가 되고 싶은 고등학생이 있다면, 수학이나 영어 공부를 스스로의 열정으로 열심히 할 것이다. 하지만 그게 가능하기나 한가? 그게 무슨 직업인지 알기도 어려운데.

- 경험적으로 보자면 자식에게도 자신의 직업을 권하면 그 직업은 상당히 좋은 직업이다.

- 아이가 어떤 일에 상당한 몰입과 집중을 보인다면, 그 방면에 재능이 있거나 애정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만약 게임과 TV이외는 어떤 대상에도 깊은 몰입과 강렬한 집중을 보이지 않는다면? 교육과 육아의 총체적 실패일 가능성이 높다. 최소한 게임과 TV에 대해서는 원칙있는 통제를 해주어여 한다. 내 경우는 게임은 거의 허용하지 않고, TV는 휴일의 경우 영어와 한글 에피소드 각 2개씩을 최대치로 제한한다. 영어 문제가 아니라면 솔직히 TV를 없앴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집에서 게임을 하지 않고 TV를 보지 않는다. 정확히 말하자면 어렸을 때는 게임을 잘 못했기 때문에, 그리고 커서는 시간이 아까와서 게임을 해 본 적이 거의 없다.

- 지난 10년 동안 한번도 회사가기를 싫어했던 적이 없다. 나로서는 내가 해오고 있는 것 보다 더 좋은 직업을 할 자신이 없다. 운이 좋았다. 금융시장의 대가들이 쓴 글을 읽는 것이 어떤 소설보다도 재밌어지면 이 일은 참 할만해진다. 다시 태어난다면 영어 공부를 좀 더 열심히 했을 것이다.

- 최근에 본 영화 중에서 유일하게 맘에 든 영화는 벤 알플렉의 '타운'이었다. 보스톤의 냉기가 고스란히 전해져왔다. 시즌 오브 워치는 끔찍했고, 그린 호넷은 재앙이었다. 핼로우 고스트는 너무 자서 기억이 거의 없다.

Friday, February 04, 2011

갈매기

이왕이면 착하게 살아서 새우깡이나 구걸하는 갈매기로 태어나지는 말아야지. 갈매기라고 자존심이 없어서 저러고 싶을까.

Food Inflation and EM Implications

In the current phase, EM monetary policymakers will likely try to see through the food price spike. First off, as Robin Brooks has recently highlighted, there are few places outside of Non-Japan Asia where there are signs of generalized inflation beyond food prices. Second, there is very little evidence of a spill-over from food prices to core inflation. Despite the rise in EM headline inflation, core inflation has remained practically flat on average across Emerging Markets, hovering around 3.6% yoy on aggregate. The reason for the limited spill-over from headline to core inflation so far probably lies in the fact that oil prices have not risen by as much and oil prices historically have played a bigger part in creating broader cost price pressures across emerging markets.

Food price pressures alone are unlikely to push EM rates higher consistently across countries. Instead we continue to focus on the tightening prospects in economies where core inflation dynamics rates are stronger and more broad based, like Brazil and Non-Japan Asia. And we also think there is space for cross-country differentiation depending on central bank reaction functions to the recovering growth; the tightening cycle in Poland stands in sharp contrast to the easing cycle in Turkey despite strong domestic demand dynamics, widening current account deficits and reasonably well behaved inflation rates in both countries.

ㅡ Themos Fiotakis, Goldman Sachs ㅡ


Thursday, February 03, 2011

배움이란

공자의 삶을 관철하는 요소 중의 하나가 정치권력에로의 지향성이었다. 공자는 초월적 허구를 인정하지 않았으며, 죽음이 아니라 삶을, 귀신이 아니라 인간을, 하늘이 아니라 땅의 의미를 추구했다. 하급무사와 무당의 딸간에 태어난 공자의 삶의 출발은 죽음이었다. 그러나 공자의 문제의식은 어떻게 죽음으로부터 삶으로 탈출하느냐에 있었다. 죽음의 가치를 삶의 가치로 전환시키는 열쇠는 공자에게는 바로 학(學), 즉 배움이었다. 그것은 미지의 세계로의 열음이었고, 끊임없는 삶의 가능성을 향한 도전이었다. 그것은 끊임없는 새로움의 수용이다.
ㅡ 김용옥, 논어 역주

Wednesday, February 02, 2011

단상

• S&P가 1300을 돌파했다. 고점 직전에서의 지루한 횡보를 보이다 이집트 사태로 2%이상 급락하고 1% 반등. 그래서 조정전에 있을 법한 반등이 아닐까 했는데 고점 돌파 직전의 일시적인 마찰이었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굉장히 강한 장이다.

• 유가가 82불선까지 조정을 받을 것이란 게 기술적 분석가들의 견해였다. 92불 대에서 전형적인 더블 탑이 나타난 것이다. 하지만 이집트 사태가 숏들을 살상시켰다. 90불아래를 다시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 3.5%는 미국 10년 국채 금리의 지난 연말 셀 오프의 상단이었다. 3-3.5% 성장하는 경제에서 양적완화가 끝나면 10년은 4%까지 올라야 한다, 고 나는 생각한다. 공포감이 커지는 어색한 금리레벨이다. 과거의 기억이 관성적인 롱들을 양산한다. 지난 30년 동안 실질적인 베어 마켓은 채권시장에 없었던 것이다.

• 금은 버블인데 버블의 끝은 아무도 모른다는 문제가 있다. 이럴 때는 짧은 손절을 두고 숏을 친다.

나의 iPhone에서 보냄

Tuesday, February 01, 2011

이국의 밤

이국에서 맞은 해적들의 밤은 어땠을까. 소말리아인들에게 해장국은 입에 맞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