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J에 의하면, 자산가격에서 정책이 경제보다 중요한 시기다. 연준의 양적완화는 일종의 Bernanke Put으로 작동하고 있고, GPIS 국가들에 대한 지원은 Eurocrats Put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결과로 나타나는 것 다섯가지.
(1) 선진국들이 미국 주택시장의 더블 딥과 유럽의 신용위기를 피하려고 들면 들수록, 유가와 상품가격의 급등 가능성을 높이고, 중국의 긴축을 강화시키고 있다.
(2) 사람들은 신흥시장이 더 낫다고 생각하면서 글로벌 경제가 여전히 성장할 것이라고 보지만, 하반기 세계 경제의 성장추세는 둔화될 것이다. 하지만, 질적으로는 1년 전보다 나을 것이다. 위험 자산에 대해서 비관적이지만, 올해 말에 리세션이 다시 올 걸로 생각하진 않는다.
중국은 성장률을 낮추지 않는 이상 인플레이션을 잡기 어렵다. 중국은 최근 분기까지도 10% 성장했다. 선진국의 성장률이 둔화되는 건 유가와 상품가격의 상승이 시차를 두고 성장률에 영향을 줄 뿐 아니라, 재정정책의 약빨이 다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연준이 쓸 수 있는 수단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QE3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일본이 6번의 QE를 하는 걸 잘 보지 않았나? 문제는 양적완화가 결국은 상품가격과 유가의 상승을 가져오는 자기패배적(self-defeating)인 속성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의 실질 소비를 감식하고, 기업이 고용할 여력을 위축시킨다.
실업률이 다시 오르기 시작하고, 인플레이션이 떨어지면, 연준은 QE3를 수용할 것이다. 하지만, 글로벌 경제가 둔화되는 정도로는 인플레이션이 뚝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진 않을 것이고, 연준은 QE3를 수용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연준이 QE3를 할지도 모른다는 부담은 달러를 짓누를 것이다. 그리스의 베일 아웃 패키지와 맞물려서, 내일 나올 비농업고용 지표의 악화는 약달러를 유발할 것이다.
달러의 가치와 신흥국의 인플레이션 그리고 신용 사이클은 관계가 있다. 1990년대 후반의 상황이 재현되지 않을까 우려한다. 최근 신흥국의 인플레이션 문제는 경기순환적인 요인과 구조적인 요인이 다 있다. 경기순환적인 면으로 보자면, 선진국은 신흥국이 원하는 정책을 펴고 있지 않다. 문제는 연준의 정책이 매크로 환경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어서 신흥국이 자신들만의 통화정책을 펼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1990년대 중반을 연상시킨다. 달러는 약세였고, 약한 달러는 아시아로 흘러들어가서 신용 사이클에 불을 붙였다. 이러한 모습은 아시아 위기가 발생했던 1997년까지 계속 되었다. 지금과 그 때는 약한 달러와 아시아의 신용 사이클의 관계에서 놀랄만한 유사성이 있다. 추세가 바뀌면, 이미 고평가 상태인 아시아 통화 가치는 크게 하락할 것이다. 현재 한국의 원화를 뺀 신흥국 통화는 대부분 적정/고평가 상태다. 신흥국 금리는 빨리 더 올려야 하고, 신용팽창을 억제해야 한다. 만약 그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한, 인플레이션이 억제되기는 어렵다. 만약 달러의 가치가 강세로 전환되면, 단순히 신흥국 통화의 가치가 하락하는 것 뿐 아니라, 신용 사이클에도 나쁜 영향을 주게 될 것이다.
(3) 자산 가격은 정책에 의해서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이다. 투자자들은 그 정책들이 계속 가능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작년 9월 이후의 주가 상승은 너무 쉽게 얻어진 것이다.
(4) 유럽의 정책결정자들은 EMU가 갖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를 인식하려고 하지 않는다. 하지만, 결국 GIPS 국가들에 대해서 손절해야 하는 시점이 올 것이다. IMF가 설정해놓은 목표를 충족하지 못했지만, 그리스는 추가 구조를 받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식의 베일 아웃이 계속 될 수는 없다.
Eurocrats들은 EMU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걸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현재의 위기는 유로화의 유기도 아니고, monetary union의 실패도 아닌 일부 국가들의 경제 정책의 실패이고 상호 감시 구조의 실패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번 사태가 EMU의 존재 자체를 위험에 빠뜨리지는 못하겠지만, EMU는 돼지와 말로 가득찬 마구와 같아서 다루기가 어렵다. 이러한 현실을 부인하면, 정책은 계속 시의성을 놓치게 될 것이다. 신용위기가 생겨난 또 하나의 이유는 몇 나라들에게는 금리가 너무 낮았다는 것이다. 아일랜드와 스페인의 위기는 지나친 레버리지와 자산 버블로 생겼고, 이는 저금리가 초래한 것이다. 재정적인 통합(fiscal union)에 대한 논란이 많지만, 재정적 통합은 사후적(ex post) 해결방안 밖에 되지 못한다. 잘못된 정책을 펴는 국가들을 막는 게 아니라, 사고를 치고 난 후 도와주는 것에 불과하다. EMU의 목표는 평균적인 금리에 수렴하는 것이 아니라 독일 수준의 금리에 수렴하는 것이었고, 이것을 성공적으로 달성하면서 버블과 위기가 잉태되었다. Trichet이 언급한 국가간의 상호 감시(mutual surveilance)는 좋은 아이디어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 정치적으로 상호 견제가 불가능하다면, 시장에 맡겨야 하지만, 유럽인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시장이 가지 않을 때, 투자자들에게 '투기꾼'이란 낙인을 찍는다. 시장을 불신하는 한, 이런 식의 위기는 계속 생겨날 것이고, 대중이 비용을 지불하게 될 수 밖에 없다. 베일 아웃이 반복될 수록, 폰지 게임의 사이즈는 커지고, 비용은 시간이 지날수록 커질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고 인식하는 리서쉽이 유럽에는 보이지 않는다. 오직, ECB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였던 Otmar Issing만이 그런 가능성을 보여주었을 뿐이다.
Issing은 "임금님이 벌거벗었다"고 말한 첫번째 전직 관료일 것이다. 그는 그리스가 단순히 유동성이 부족한 게 아니라, 지급 불능 상태라고 말했다. 물론 그리스가 전통 유물과 유적을 팔면 부채를 갚을 수 있긴 하다. 하지만, 그건 현실성이 없는 이야기다. 게다가 Issing은 그리스가 애초에 EMU에 가입해서는 안 되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리스가 재정관련된 자료들을 속였다는 건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렇게 말하는 사람은 극소수였다. 그리스가 받아들여져서는 안 되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지금은 그리스가 떠나면 EMU에 재앙이 닥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아픈 아들을 병원에 데려가려고 과속한 아버지에게 과속 딱지를 떼는 건 '정의'로울지는 몰라도, '공정'하지는 않다. '정의'는 그리스에게 한푼도 빠짐없이 빌린 돈을 갚게 하는 거지만, '공정'이란 건 충분한 실사없이 돈을 벌려고 돈을 빌려준 독일과 프랑스 은행들이 어느 정도 책임과 부담을 지는 것이다. 다른 말로 하면, 그들은 어느 정도의 원금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5) 오늘 밤 미국의 비농업 고용지표에 따라서 연준이 6월 30일 이후 QE3를 시작할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위험자산은 2분기에 하락쪽 위험이 크고, QE3는 QE2보다 덜 효과적일 것이다. 정책들을 사용해도 세계 경제에 대한 관점이 비관으로 흐르는 걸 막기는 어려울 것이다.
미국 부동산 시장이 갖는 '부의 효과'는 주식시장보다 다섯 배가 크다. 2차 양적완화로 주식시장은 상승했지만, 부동산 가격은 상승하지 않았다. 부동산 시장의 침체는 소비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단기적인 시각으로 이루어지는 경기부양적인 재정정책은 일본의 사례에서 본다면 실패했다. 그런 정책에 대한 유혹은 달콤해서 중독되면 벗어나기 어렵다. 그런 정책을 사용하지 않았다면, 일본경제는 침몰했을 것이다. 그러나, 사용하는 바람에, 일본은 단지 서서 헤엄치고 있을 뿐이다. 미국은 수요 부족의 문제를 겪고 있을 뿐 아니라, 경쟁력을 잃어가는 공급측 문제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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