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빌 그로스와 누리엘 루비니가 한 마디씩 했는데, 빌 그로스는 미국채 금리수준이 장기적으로 너무 낮지만, 3% 밑으로 떨어질 단기적 위험이 있다고 했다. 지금 미국채 10년 금리는 3% 밑인 2.95%다. 그리고 루비니는 글로벌 경제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며, 주식시장이 조정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표의 둔화가 반드시 주식시장의 조정으로 이어지라는 법은 없지만 이번 경우는 기업들의 매출과 수익이 향상되는 어닝 효과로 지수가 지지되기엔 경제의 하강추세가 예상보다 빠를 것이란 주장이다. 또 하나 재미있는 것- 그는 그리스가 부채 구조 조정 상황에 몰릴 것이라고 봤다. 그리스 사태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만, 이에 대한 분석이 국내 금융시장에 별로 없는 것은 좀 우습다. 모든 애널리스트들이 자기 분야가 아니란 이유로 피해가면서, 시장이 어떻게 될 것이란 전망을 열심히 한다. 그건 전망이 아니라 기대일 뿐이다. 어쨌든, 그리스 사태가 잊을만 하면 나타나서 시장을 짓누를 수 있는 이유는 여러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리스가 결국은 부채의 구조조정을 할 수 밖에 없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있기 때문이다.
작년 기준으로 그리스의 국가 채무 비율은 GDP의 140%가 조금 넘는다. 재정적자는 GDP이 10.4% 정도 수준인데, 작년 한해 동안 5% 정도를 줄인 숫자고, 올해는 3%를 더 줄이려고 하고 있다. 경기가 안 좋은 상태에서 재정을 쓸 수 없게 되면 경기가 나빠지고 결과적으로 국가 부채는 줄이기가 어려우니까 당연한 현상이다. 하지만, 그리스는 2015년에 예상되는 국가채무 비율이 GDP의 165% 정도된다. 이변이 없는 한, 버틸 수가 없다. 자력으로 발행된 국채를 상환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그리스의 국채는 누가 갖고 있을까? 58%나 되는 그리스 국채는 외국인이 갖고 있다. (아일랜드 국채의 55%, 포르투갈 국채의 66%, 스페인 국채의 40% 정도를 외국인이 갖고 있다)
골드만 삭스는 현실적으로 정책 담당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다음 세 가지일 것으로 본다. (GS, the Greek Conundrum)
1. 공적 자금을 추가로 한도껏 제공한다
ECB가 의중에 넣고 있는 안이다. 그리스가 재정건전화와 민영화를 통해 공기업 매각을 통해 노력하더라고 해도 2013년 중반까지 스스로 펀딩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이런 상황에서 그리스가 필요한 자금은 채권상환에 600억 유로가 필요하고, 펀딩 갭을 메우기 위해서 100-150억 유로가 필요하다. 대부분의 돈은 유럽 국가들이 지원해야 하는데 800억불은 약속이 되었고, 이중 379억불은 이미 집행되었다. EFSF를 통한 지원이 상호대출보다는 비용 면에서 효율적이지만 좀 더 광범위한 정치적 합의가 필요하다. 이런 가정하에서는 2013년 말까지 그리스 국채의 절반 이상이 공식적인 지원을 통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EFSF의 사실상 책임은 ESM이 질 것이고, ESM은 민간 은행들보다 선순위(senior)이고, IMF보다는 후순위(junior)일 것이다.
2. 대출 만기를 늘려서 시간을 번다
지난 3월, 유로지역 정책결정자들은 3년이었던 그리스 대출의 최대 만기를 7.5년으로 연장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IMF도 비슷한 조처를 고려하고 있다. 그리스 국채의 40%가 그리스와 기타 유럽 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는데, 만기를 2012-13년으로 늘리면 300억 유로를 지원하는 효과가 있다. 물론 신용평가사의 입장에서 이러한 만기 연장은 일종의 선택적 디폴트(selective default)다. 이 방안의 문제는 아일랜드나 포트투갈 같은 국가들도 동일한 대우를 요구할 수도 있다는 점.
3. 부채 구조가 유지 불가능하다고 선언하고 구조조정을 선언한다.
Eurostat에 의하면, 작년 그리스 공공부채는 GDP의 142.8%에 달하고, 2013년 160%로 정점에 다다른다. 이러한 부채 규모는 그리스로서는 너무나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부채구조조정이 여러 가지 의무에서 가장 깔끔한 방안이란 일부에 주장에 IMF는 다른 국가로의 전이를 차단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반박해왔다. 리서치에 의하면, 60%의 haircut이 있을 경우, 상업은행들은 410억 유로 손실을 입게 되는데, 그리스가 250억 유로, 프랑스가 38억 유로, 독일이 75억 유로, 그리고 나머지 국가들이 47억 유로의 손실을 보게 된다. 다소 공격적인 원금손실 가정에도 불구하고, 시스템에 위협을 줄 규모는 아니다
지금까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을 보면, 3)안은 고려 대상이 아닌 듯 하다. haircut이 은행의 대차대조표 미치는 영향이 우려하는 것 보다 끔찍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위기가 전염되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2013년까지 일단 만기를 연장해주는 것이 현재의 해결의 콘센서스다. 그렇다면, 2013년 이후에는? 물론, 대책은 없다 그 전까지 그리스 경제가 기사회생할 가능성은 별로 없다. 그리스의 경제상황이나 부채규모를 보면 2013년에 가도 문제는 그대로 남아있다. 그러니까, 문제를 미루어 놓는 것 뿐이지 해결과는 거리가 멀다. 그래도 2013년까지는 괜찮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고 그리스 문제가 당분간 수면 아래로 내려앉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그렇게 보일 뿐.
경제 지식이 없는 저로서는 본능적으로 모라토리엄을 선언하고 다시 경제 구조를 살펴야하는게 아닌가 싶은데... 그 방안은 3번이랑 비슷한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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