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국민학교 3학년 말의 일이다. 모든 학생은 차례를 기다려 지금은 기억나지 않는 노래의 1절씩을 불러야 했다. 그리고, 학생들은 두 집단으로 분류되었다. 합창부를 해야하는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 합창부를 한다, 는 게 무슨 의미인지 그때는 잘 몰랐지만, 그건 다른 특활활동을 하지 못한다는 것과 (남학생들도) 하얀색 빵모자와 반바지 그리고 팬티 스타킹(이런, 젠장)을 입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야구부나 축구부같은 활동 대신에 합창부는 매주 2, 3번 정도 방과후에 남아 노래연습을 해야 했다. 합창부의 담당 선생은 합창부 운영에 관한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다. 이유없이 합창부 연습에 빠지면 개패듯이 학생들을 팼다. 남녀불문이었다. 3년간 단 한 명의 학생만이 합창부를 나갈 수 있었다. 야구를 시키겠다며 부모까지 나섰지만, 무단 불참의 사유로 엄청나게 두들겨 맞은 다음에야 비로서 합창부를 떠날 수 있었다.
합창부는 간헐적으로 방송출연을 했다. 일년에 2번 이상은 꼭 TV에 나왔다. 그 당시만 해도, 국민학생이 주인공이 되는 공개방송형 프로그램이 많았다. 학교 입장에서는 학교를 홍보하는데, 합창부는 여러가지로 모양새가 좋았다. 그렇게 폭력적인 수단을 쓰지 않는 한, 국민학교 고학년 남자아이들이 합창부를 할 이유는 그때나 지금이나 없기 때문에 어쩌면 '체제유지'를 위해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운영방식은 건전하지 않았고, 공포와 강제를 통해서만 성과가 유지되었기 때문에, 합창부를 해야만 했던 학생들, 특히 남자아이들의 그 담당 교사에 대한 분노는 30년 가까운 시간이 훌쩍 넘은 지금도 그대로 남아 있었다. 동창회에서, 그 선생이 암에 걸려 교감을 끝으로 세상을 떠난 것을 알았지만, 아무도 그를 동정하고 추모하지 않았다.
세상 인심이란 게 그렇다.
딱 하나 좋았던 점. 공부 잘하고 얼굴 예쁜 여학생들은 죄다 합창부였다. 그래봤자, 장난기가 심하고 치기어린 남학생과 새침한 여학생이 서로를 터부시 했던 당시 분위기 상 그다지 의미가 있는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그건 즐거운 일이었다. 나이가 들고 동창회에서 만나 보아도, 합창부 출신 여학생들이 공부도 잘하고 시집도 비교적 잘 갔다. 그리고 그 중 두 명의 여학생은 음악가가 됐고, 그 중 한명은 제법 유명하더니 미국 대학의 음대교수가 됐다.
'남자의 자격'이란 프로그램에서 합창을 재미있게 연습하는 모습을 보니, 문득 옛날 생각이 났다. 다시 그 시절로 간다면, 나는 합창을 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보다 훨씬 재밌고, 의미있는 걸 할 수 있는 시기를 합창부 때문에 하지 못했다. 대중이 모며서 하는 모든 집단행동(합창, 집단응원, 시위 등)에 대한 나의 개인적 비호감은 그때 어린 시절 합창을 하면서 몸속에 체화된 것이다. 어린 시절의 좋은 기억은 "자발성"을 전제로 하지 않으면 형성되지 않는다.
2.
미국의 8월 고용지표가 생각보다 좋게 나오면서 주식은 랠리하고, 채권금리는 많이 올랐다. 장중 한 때 미국 10년 금리는 15비피 가까이 올랐다. 고용은 1월부터 5월까지 좋았다가, 7월에 나빠졌지만, 점점 나쁜 수준이 감소하고 있다. 이번에도 6월과 7월 숫자는 상당히 개선되었다.
이번 고용지표에서 관심을 모은 것은 두 가지였다. 첫째, 센서스 조사관련된 고용이 감소할 것이 확실해진 상태에서 얼마나 고용의 절대 숫자가 나빠질 것이다. 센서스 관련고용은 11만 4천건이 줄었지만, 여전히 8만2천 건은 센서스 관련 고용이었다. 예상과 비슷한 숫자였다. 둘째, 향후 고용을 암시하는 임시고용은 꾸준히 늘다가 7월에 크게 줄었다. 이것이 일시적인 통계상의 돌출현상인지 아니면 향후 고용의 악화를 암시하는 것인지가 관심이었다. 8월의 임시고용은 1만7천 건이 늘었어서, 7월의 악화가 일시적일 것이란 희망을 줬다. 또 한 가지. 4월 이후, 처음으로 건설부문의 고용이 증가했다.
고용지표만 보면, 연준이 고용 때문에 새로운 완화적 통화정책을 내놓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다만, 성장율이 2% 밑으로 내려가는 듯 하면, 버낸키는 효율적인 경기부양을 위해 머리를 짜낼 것이다. 그것과 관련없이 오바마는 추가적인 경기부양 대책을 내놓을 것이고, 상당부분은 부동산 시장과 세금에 관련될 것이다.
3.
이정순 교수: 담배의 경제학
"흡연자들은 생전에 많은 의료비용을 초래하지만 이들은 빨리 죽기 때문에 정부가 노인을 위해서 지출하는 의료보건, 연금, 주거 등의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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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em 2 감사하게 읽었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추가 경기부양책이 곧 나온다고 하니 반가운 소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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