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December 29, 2009

매춘의 경제학 (불평등의 경제학)

경제학자들은 논란이 되는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 일반적인 사람들과 시각과 관점을 달리하는 경우가 많다. 경제학은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는 대신, 인간이 어떻게 살고 있는가에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우리는 매춘은 나쁜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현실에서 매춘은 공공연하다. 마약이나 낙태같은 것들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나쁘기 때문에 금지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경제학은 전면적인 자유화와 전면적인 금지와 그리고 규제 사이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길을 찾는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서, 사람들이 나쁜 것에 대해서 생각하는 방식이 변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낙태의 경우도 낙태 자체가 인간(태아)의 존엄을 파괴하는 행위라는 도덕적 잣대를 단순하게 들이대지 않고 이제는 여성의 선택할 수 있는 권리라는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많은 선진국에서 일반화되어 있다. 워런 버핏도 1970년 초반 여성의 낙태 권리를 옹호하는데 도움을 주게 되는데, 그는 "젋은 여성들이 불법적인 낙태로 불구가 되거나 사망하는 사회적인 문제를 더는 방관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앨리스 쉬뢰더, 스노볼)

시카고 대학의 경제학자인 스티븐 레빗은 낙태의 합법화가 범죄율의 감소를 가져왔다는 주장을 해서,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그의 이러한 주장은 낙태의 합법화가 범죄율의 감소를 가져오니까 낙태를 합법화해야 한다, 는 주장이 아니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런 식으로 오해했고, 그를 비난했다. 하지만, 그의 주장의 경제학적 함의는 낙태와 범죄율의 비극적인 인과성을 감안하면, 저소득 계층에 대한 과감하고 적극적인 복지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마약과 매춘 문제는 경제학에서 전형적으로 사회적 관념과 충돌하는 주제다. 경제학자들은 마약과 매춘을 합법화할수록 구성원의 경제적 효용이 높아지며 부정적인 부작용을 통제하기 쉽다고 믿는다. 하지만, 그 세부적인 내용을 보면, 마약과 매춘은 다소 다르다. 우선, 마약과 매춘 모두 그것을 구매하고 소비하는 하는 개인들의 효용은 서로 높아질 뿐 감소하지 않지만, 마약의 경우는 구성원의 효용은 올라갈지 몰라도, 사회 전체의 효용은 감소할 수 있다. 마약에 중독된 사람이 늘어날 수록, 사회 전체의 생산성이 떨어지고, 그것은 다른 국가와 경쟁해야 하는 국가 자신의 존폐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성을 사고 파는 매춘은 마약과는 다르다. 우선, 성을 사고 파는 행위를 통해 구매자와 판매자 모두의 효용이 증가한다. 성을 사고 파는 행위를 통해 국가 전체의 효용이 감소하지도 않는다. 물론 생산성이 떨어질 정도로 성행위가 빈번하면 문제가 되겠지만, 현실적으로 그러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그러한 문제는 결혼관계를 통한 성관계에서도 동일하게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왜 성을 사고 파는 행위를 금지해야 할까. 결론적으로 그것은 철저하게 윤리적인 판단이다.

도덕론의 관점에서 보자면, 계시론적 윤리론만큼 매춘에 대해서 확실한 근거를 가진 것은 없다. 기독교처럼 계시론적 윤리론에 근거하는 종교에서는 계명이나 율법을 통해서 금지되어 있는 매춘이나 간통같은 행위를 사회적으로도 금지하는 것이 옳다고 믿는다. 그들에게 있어서 매춘이란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금지하는 것이지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하지만, 계시론적 윤리론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은, 그 계시의 주체가 선인지 혹은 악인지 구별 할 수 있는 인간의 능력을 전제하고 있다는 점에서 계시가 윤리의 절대적 기준이 된다는 점에 회의적이다. 현대사회에서 계시론적 윤리론과 부딪히는 대표적인 윤리적 관점은 아마도 공리론적 윤리론일 것이다. 경제학자들은 대개 공리론적 윤리론에 기우는 경향이 있다.

매춘이 나쁜 이유는 대개의 매춘이 갖고 있는 낮은 가격이라는 속성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정의상의 매춘이란 누구와 하던, 얼마를 받던 상관없이 성을 매개로 돈을 주고 받으면 성립한다. 하지만, 가격이 싼 매춘과 가격이 비싼 매춘에 대해서 사람들이 갖는 생각은 이중적이다. 즉, 매춘이 나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일반적으로 매춘이 싸기 때문이지, 만약 비싼 매춘이라면 사람들의 생각과 태도는 달라 진다.

1993년 영화인 '은밀한 유혹'(Indecent Proposal)에서 데미 무어는 잘 생긴 억만장자 로버트 레드포드에게서 하루밤 대가로 백만 달러를 제의받는다. 재정적 위기에 빠진 데미 무어와 우디 해럴슨 부부는 고민끝에 그 제안을 받아들이는데, 그 제안을 받아들임으로서 부부관계는 파탄이 나고, 데미 무어는 로버트 레드포드의 끈질기고 로맨틱한 구애에 무너진다. 물론 영화는 데미 무어가 다시 우디 핼럴슨에게 돌아오는 체제순응적인 결말로 끝나지만, 이 영화를 통해서 생각해봐야 하는 건 만약 그가 로버트 레드포드가 아니라 배불뚝이 40대 한국 아저씨였다면, 백만달러가 아니라 10만원이었다면 영화가 어떤 식의 모습이 되었을 것인가 하는 것이다.

매춘이 파급시키는 본질적인 문제는 자의적인 기준에서 내려질 수 밖에 없는 매춘 자체의 도덕적 결함이 아니라 매춘의 가격이 만들어내는 사회 경제학적인 것들이다. 가격이 비싸고 시장 진입자가 제한적인 고급 매춘시장과 가격이 싸고 시장 진입자가 비교적 자유로운 저급 매춘 시장을 예로 들어보자. 일년에 한번 2억에 성을 판매하는 매춘 여성은 근로여건이 좋고, 보상이 높으며, 윤리적 부담감도 적고, 법적이 구속을 받을 가능성도 낮다. 반대로 하루에 10명에게 10만원을 받고 성을 판매해야 하는 매춘 여성은 근로조건이 나쁘고, 보상이 낮으며, 윤리적 부담감이 높고, 단속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다른 말로 하면, 성을 판매하는 행위를 국가가 적극적으로 단속할수록, 단속은 저급 매춘 시장에 한정되고, 성은 불평등해진다는 것이다. 그것은 성을 낮은 가격으로라도 팔고자 하는 사람과 성을 낮은 가격으로밖에 살 수 없는 사람들이 그러한 기회를 박탈당하는 것을 의미한다.

여성이 낙태를 할지 아이를 낳을지 선택할 권리를 가져야 한다고 보는 진보주의자들도 낙태가 윤리적으로 옳은 행동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낙태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믿는 이유는 실재로 현상적으로 존재하는 인간의 행위를 전면적으로 금지시키는 것은 윤리적 선을 가장한 무지 혹은 위선이라고 보기 때문일 것이다. 매춘의 경우도 다를 바 없다. 매춘이 없어져야 할 행동이라고 믿고, 성매매를 전면적으로 금지시키면, 성을 파는 입장에서는 낮은 가격에 성을 사는 입장에서는 더 높은 가격에 살 수 밖에 없다. (금주법을 실시했던 미국에서 생겼던 현상과 같다) 물론 이러한 비효율이 우리가 느끼는 도덕적 안도감에 대한 대가라고 사회의 다수가 생각한다면, 사회가 지불해야 하는 어쩔 수 없는 정치적 비용일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것은 공정하지 않다.

9 개의 댓글:

  1. 궁금한게 있는데요. hubris님은 왜 성매매에 대해서 이야기 할 때는 섹스가 판매자 구매자 어느쪽의 인간적 가치를 손상시키지 않는 단순 기호품의 매매로 쿨하게 생각하면서, 교육에 대해서 이야기 할때는 섹스가 "개인을 덜 배부르게 하고 나라를 부실하게하는" 무가치하고 자멸적 유희로 가정하는것이지요?

    게다가 이 글에서는 인간의 성욕을 일종의 불변 상수로 - 즉 법률로 강제하여 감소시킬수도 없고 풀어준다고 파격적으로 증가하지도 않는- 전제하는데 "진짜 교육의 문제"라는 글에서는 뭐랄까 성욕 자체를 교육정책 따위를 통해 얼마든지 다른것 긍정적인것으로 승화될 수 있고, 마땅히 그래야 할, 필시 미성숙한 인간들이나 집착하는 유치한 욕구정도로 절하하시는것이 이상합니다.

    저도 물론 큰 틀에서는 hubris님과 유사한 입장입니다. 성매매 연루자들에게 도덕적 징벌 성격의 무거운 형량을 부과해서도 안되고 청소년의 섹스에 있어서 약간의 절제적인 면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숙박업소 이용제한, 임신가능성에 대한 경각심 고취, 음란물 시청제한, etc..) 단지 성매매를 근절시킬 수 없듯이 청소년들의 섹스도 금지할 수 없고, 청소년들의 섹스 자유를 헌법조항에서 보장한다고 해서 세상이 확 좋아지는게 아니듯이 성매매 금지를 전면 철폐한다고 해서 그다지 세상이 좋아지는것도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저는 올해 30세의 이론물리학 전공자이고, 우연히 듀게를 통해서 이 블로그에 들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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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인터넷 상이라서 어조가 잘 전달되지 않는데, hubris님에게 화가 난 것은 아니고 단지 이런 (제가보기에는) 모순된 측면에 대해서 hubris님 자신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짤막한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제 경우, 저도 상당히 모순적인 인간인데 그래서 공적인 문제를 논할때는 확신에 찬 어조를 절대 사용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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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저는 "섹스가 판매자 구매자 어느쪽의 인간적 가치를 손상시키지 않는 단순 기호품의 매매로 쿨하게 생각"한 적이 없습니다. 성을 매매하는 것은 고통스럽고 인간적 가치를 손상하는 일이고, 대부분의 종교에서 금하고 있는 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성을 판매해서 돈을 벌 수 있는 일이죠. 그리고, 10대 청소년이 섹스를 하는 것이 좋은 일이냐, 공부를 하는 것이 좋은 일이냐고 묻는다면, 저는 당연히 섹스를 절제하고 공부를 하는 것이 좋은 것이라고 말하겠습니다. 그게 단지 10대에만 해당할까요? 20대든, 30대든, 뭔가에 집중해서 매진할 때는 그것에 집중하는 게 효율적이고 집중력이 높아지죠.

    정책이란 것이 성립되고 시행되면, 그게 교육이든 마약이든 섹스든 무엇에 관련된 것이든 인간의 행동에 영향을 미칩니다. 성욕이 상수로서 증가하지도 않고 줄지도 않는다? 저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어요.

    그리고, 법이 성매매를 금지하고 있다면, 그러한 법률하에서 성매매를 처벌하는 것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할 수는 없지요. 다만, 그러한 법적인 시스템이 잘못되었다고, 다른 면에서의 개선이 필요하도 주장하는 것 뿐입니다. 그리고 청소년의 성에 대해서 저의 입장은 비교적 명확합니다. 저는 청소년의 성에 대해서 그리 관대해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쪽입니다. 주입식 교육의 폐해보다는 장점에 주목하는 쪽이고. 제 글들을 많은 부분 오독하신 듯 하네요.

    그리고, 성매매를 허용한다고 해서 세상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글쎄요. 부시가 아닌 오바마가 대통령이 되어서 세상이 좋아졌나요? 노무현 대신 이명박이 대통령이 되어서 한국이 확 나빠졌나요? 어떤 정책에 한해서는 그렇겠지요. 모든 정책에는 명암이 있고, 수혜를 보는 입장과 피해를 보는 입장이 있습니다. 혼인빙자간음죄가 위헌이 되어서 사람들의 삶이 개선되었나요? 간통이 위헌이 되면 세상이 행복해지나요? 성매매금지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왜 진보적인 서유럽 국가에서 먼지 성매매를 합법화했는지 그 맥락을 따져보세요. 종교적 도그마가 작동하지 않고, 전면적 금지와 부분적 규제 사이에서 어떤 것이 정치적 경제적 실익이 있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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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저는 낙태를 인간이라면 해서는 안되는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낙태를 선택할 권리를 여성에게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매춘을 인간이라면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히만, 성매매를 법으로 금지하고 적극적으로 처벌하는 일은 자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 긴 글은 그 이유를 설명한 것이었습니다.

    제 긴 글이 오히려, 오독의 여지를 준 것은 제 글 솜씨가 형편없었기 때문인 듯 하여, 좀 슬프네요.

    어쨌든, Happy new 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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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유럽은 진보적인데 성매매 합법화 했지 않느냐"고 말씀하셨는데, 제가 말한 모순이라는게 정확히 이러한 태도를 지적한 것입니다. 핀란드 교육 이야기 하실때는 교육정책과 국가현실을 구분해서 말씀하셨잖아요. 핀란드는 나라도 작고 내부 경제경쟁도 치열하지 않는 나라라서 그런 나이브한 교육이 가능하지만, 한국은 척박한 나라니까 치열한 주입식 교육을 하는게 맞다구요.

    그런데 그건 성매매 문제도 마찬가지거든요 현실이 다르기는. 한국은 매년 6조원 정도가 기업접대비로 결재되고, 이 가운데 1조 이상이 룸쌀롱등 유흥업소/성매매 비용이라는 통계가 있는데요. 유럽 기업의 경영문화를 잘 모르지만, 이 정도로 후진적인 주먹구구식 접대문화가 만연할 거 같지는 않거든요. (법리적으로도, 유럽의 경우 성매매 여성의 다수가 가난한 동유럽 출신 불법 이민자인데, 외국인을 실정법으로 강경하게 재단한다는게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했을수도 있구요. 이것도 한국과는 현실이 다르다는거죠.)

    한마디로 한국에서 성매매를 합법화 하면 미시적으로 성매매 판매자/구매자 간의 효용은 증가 할지 모르지만 사회 전체를 보면, 예컨데 성접대 자체가 기업에서 여성들의 의사결정 참여를 방해하는 요소가 되므로, 기업에서 여성인력의 공정한 경쟁이 저해되는 부대 비용이 발생하지 않느냐는 것입니다. Hubris님 표현대로 말하자면 "우리나라 남자들을 성매매 억압에서 풀어줘 봤자, 그들이 그들이 그다지 생산성적인 일을 할 가능성은 별로 없다...대부분의 평범한 남성들은 기술개발이나 합리적인 경영 대신 섹스할 것이다"고 말해야 마땅하지 않습니까.

    같은 논점을 한번 더 들이대서 지루하실수도 있는데요. 포인트는 성매매 합법화 여부가 아니고 논증의 불건전성입니다. 왜 교육문제를 논하실때는 한국과 유럽의 현실을 구분해서, 또 좋은 정책과 그 정책이 실행되는 토양을 분리해서 판단하시면서, 성매매를 논하실때는 한국과 유럽의 존재하는 현실 차이를 무시하고 오직 성매매 금지를 철폐했을때 발생하는 미시적인 효용 증가에만 주목하시는지, 이것이 부당한 논증이 아닌지 Hubris님의 생각이 듣고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성매매 자체가 인간사의 극단에 속하는 일이라서 법률적인 규제 효과가 미미하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익명인 제 댓글에 성실하게 긴 답변 주신것을 보면 좋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Hubris님도 새해 모든일 잘 풀리시길 기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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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저는 익명이든 아니든 제 글에 대한 댓글에 대해 비교적 호의적으로 반응하려는 쪽입니다. 근데 곰돌이님의 경우 다소 피곤함을 느끼게 되는데, 그 이유를 생각해보니, "hubris는 이렇게 이야기했는데"라고 말하는 부분에서 "어, 나는 그렇게 말한 적이 없는데?"라고 반문하게 된다는 겁니다.

    지난 번 댓글에서는 제가 "섹스가 판매자 구매자 어느쪽의 인간적 가치를 손상시키지 않는 단순 기호품의 매매로 쿨하게 생각"했다고 곰돌이님이 말씀했지만 저는 그렇게 말한 적이 없습니다.

    이번 글에서도 "핀란드는 나라도 작고 내부 경제경쟁도 치열하지 않는 나라라서 그런 나이브한 교육이 가능하지만, 한국은 척박한 나라니까 치열한 주입식 교육을 하는게 맞다"라고 제가 주장했다는 데, 저는 역시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습니다. 주입식 혹은 암기위주의 교육이 가지고 있는 장점/단점과 창의력 강조의 교육이 가지는 고 있는 장점/단점 중에서 어느 것이 딱히 우월하다고 할 수 없을 뿐더러, 우리나라처럼 우수한 교사를 얻을 수 없는 환경에서 창의적 교육은 비효율적이고, 아마도 불가능할 것이란 것이란 맥락으로 말한 적은 있지요.

    제가 말하지도 않은 내용을 변호하는 건 좀 피곤하네요.

    그래도, 재밌는 문제제기를 하셨다고 생각하고 첨언을 하면 이렇습니다.

    기업의 접대비가 6조라는 통계를 어디서 가져오셨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6조 중에서 1조가 룸싸롱 접대비라면, 그 중에서 성매매에 쓰여지는 돈은 대략 30%미만인 3000억 미만일 겁니다. 잘 생각하셔야 하는 건 성매매특별법이 고강도로 단속하는 영역은 이런 룸쌀롱에서 이루어지는 성접대가 아니란 겁니다. 화대가 수십만원 이상인 이런 곳에서의 성매매는 사실상 제가 말한 고급 성매매 시장에 가깝습니다. 단속이 어렵기 때문에 실제로 잘 이루어지도 않습니다. 성매매특별법이 현실적으로 붕괴시킨 것은 저소득 남성들이 자주 가는 집창촌, 유사성행위 업소, 그리고 퇴폐 안마시술소 같은 곳들이죠.

    맥락으로 보건데, 곰돌이님은 룸살롱 같은 곳의 접대를 근절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저는 그런 화류계에서 성매매를 하든 말든 별 관심이 없습니다. 그런 곳에서 자주 성매매를 하는 사람들은 어차피 굉장히 소득이 높은 사람들이고, 가끔 성매매를 하는 사람들은 통계상 무시해도 그만이고, 어차피 단속도 안 할 것이고, 그리고 단속을 해봤자 대부분 성매매를 입증하지 못해 풀려납니다. (연예인 성매매를 입증하기 어려운 것과 비슷한 맥락입니다) 제가 공정함의 영역에서 따지는 것은 저급 성매매시장을 초토화시켜서 얻는 도덕주의자의 만족이 과연 정당한가, 하는 부분입니다.

    다시 교육의 영역에 대해 첨언하자면, 우리가 어설픈 창의성 교육을 흉내내면, 결국 사교육 부담이 엄청나게 높아집니다. 만약, 우리가 경쟁의 요소를 완화하면, 교육의 수준이 낮아집니다. 미국의 경우가 그랬죠. 일부 선별적인 계급의 아이들은 사립명문 대학을 갔고, 대부분의 평범한 중산층은 섹스하고 운동하고 놀다가 주립대학에 가서 평범한, 그래도 어느 정도 만족한 삶을 살았습니다. 그렇지만, 미국도 그 삶의 형태가 바뀌고 있죠. 주립대학 보다는 명문사립대학에 가기는 것이 훨씬 선호되고, 그래서 점점 더 그러한 대학들은 입학이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이유는 물론, 글로벌리 훌륭한 인재들이 미국 명문 사립대학의 입학을 원하기 때문입니다. (미국인들이 원했던 원치 않았던) 경쟁이 치열해 진 것입나. 그래서, 아이들에게 섹스를 돌려주고 싶어도, 우리 역시 그러기는 어렵습니다. 지금 섹스하면, 내일은 배가 고플 수 밖에 없는 구조니까요.

    그리고, 섹스 대신 기술개발로 사람들을 유인하는 문제에 대해서 언급하셨는데, 그런 정책을 고민하는 정부는 별로 없을 겁니다. 왜냐하면, 혼외정사와 혼내정사를 구분해서 정책적 인센티브를 제공하기엔 매카니즘이 너무 정교해야 할 것이고, 대부분의 그런 정책은 혼내정사의 빈도를 낮춰서, 가뜩이나 낮은 출산률에 악영향을 줄 수 있을 테니까요.

    만약 그런 정교한 정책(부정적인 부작용은 없고 긍정적인 부작용 투성이인)을 생각해내시면, 충분히 정부(한국 뿐 아니라 다른 나라 정부들에게도)에 팔아 먹을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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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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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마이클 샌댈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의 일부 주제 같기도 하네욯ㅎ 두분 올리신 글 잘 읽었습니다.. 서로 논점의 차이는 있어도 근본 맥락은 유사점을 찾을수 있는것 같네요 ... 서로 다름을 이해하는것도 또한 논쟁이 평행선을 달리더라도 용인할수있는 정신이 잇으면 더욱 좋지 않을까 합니다.. from es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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