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230만명의 미국인이 감옥에 수감되어 있다. 1인당 수감 비율은 캐나다의 6배, 프랑스의 8배, 일본의 12배고, 다른 어떤 나라 보다도 압도적으로 많다. 러시아나 벨라루스보다 40%는 더 많다. 무엇보다도 수감된 사람들의 50%는 한 종류의 사람들이다. 가난한 젊은 흑인. 흑인의 인구는 전체의 인구의 13%밖에 안 되지만, 백인 수감률의 8배나 된다. 백인과 흑인은 불평등하다. 고용률은 2대 1, 비혼인 출산률은 3배 1, 영아사망률은 2대 1, 자산의 규모는 5대 1로 불평등하다. 하지만, 수감률에 비할바는 못 된다.이러한 불평등은 1950년대 분리주의가 횡횡하던 시절보다 심해진 것일까. 놀랍지만, 대답은 "그렇다", 다. 그 당시 흑인들은 전체 수감자중에서 30% 밖에 안 됐다. 60년이 지난 지금 흑인과 라티노들을 빼면 수감자들은 30%밖에 남지 않는다. 1965년과 1969년 사이에 태어나서, 고등학교를 중태한 흑인의 60%는 감옥에 한번 이상 다녀왔다.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다. 부모가 감옥에 있는 아이들이 커서 감옥에 갈 가능성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7배나 높다. 인종적으로 흑인이나 히스패닉, 그리고 낮은 교육수준과 소득수준 그리고 게토에 고립되어 있는 사람들이 감옥을 다 채운다. 흑인 고등학교 중퇴자의 60%가 감옥에 가지만, 흑인 대졸자는 5%만 감옥에 간다. 하버드 교수인 Henry Louis Gate는 자기 집에 들어가려다 경찰에 체포됐다. 최조의 흑인 대통령이 오바마 대통령이 그 사건으로 경찰에 유감을 표시했다가 사과하는 해프닝이 있었다.
David Cole은 "Can our shameful prisons be reformed"에서 미국 감옥의 현실에 대한 세 권의 책을 소개하고 있다. 이 중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건 Paul Butler라는 조지 워싱턴 법대 교수다. 시카고 남부의 가난한 싱글 맘 밑에서 성장한 그(물론 흑인이다)는, 예일학부와 하버드 법대를 졸업한 후, 연방검사로 일한다. 그야 말로 아메리칸 드림이다. 그런데, 연방검사로 일하던 그가 주차장 문제로 이웃과 생긴 분쟁 때문에 수갑이 채워쳐서 체포되어 기소된다. 법정에서 경찰은 거짓말을 하고, 버틀러의 집주인은 증언을 거부한다. 이런 한심한 상황에서도 그는 배심원들에 의해 무죄로 풀려난다. 그는 자신이 갖고 있던 사회적 지위와 법지식 때문에 가능했다고 믿었다. 그리고, 이 사건이 그의 인생을 바꾼다. 그는 연방검사를 그만두고, 오늘날 미국을 지배하고 있는 형사적 정의에 대해 저항하는 데 투신하기로 결심한다.
1975년에 10만명당 100명에 불과했던 수감률이 35년 뒤에 700명으로 치솟은 것은 범죄율과는 상관이 없다. 처벌이 가혹해졌기 때문이다. 범죄에 엄격해지겠다는 정치적 슬로건, "three strikes law"등에 의해 처벌강도는 5배까지 올렸다. 그렇지만, 범죄율의 감소는 10%에 불과했다. 하버드의 사회학자인 Bruce Western의 주장이다. 1982년 레이건이 시도한 "마약과의 전쟁(war on drugs)"의 결과로 1980년 부터 1997년사이의 마약 관련자들의 수감되는 숫자는 1100% 증가했고, 비슷한 기간동안 수형자의 80%를 마약관련 범죄자들이 차지했다. 물론 백인 마약관련 수감자도 늘었다. 그렇지만 흑인 마약관련 수감자는 폭발적으로 늘었다.
경제학적으로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설명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흑인들은 이미 더 이상 낮아질 수 없는 사회적 지위에서 마약관련된 일로 생게를 유지하고 있다. 소위 비용-편익 분석에 의하면, 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서 범죄의 비용이 늘어나면 범죄가 감소해야 한다. 하지만, 마약 관련된 일이 아니면, 생계를 유지하기 힘든 가난한 흑인으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이다. 결국, 흑인 수감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그런데, 비용-편익 분석에 의하면, 처참한 실패는 마약 범죄에 대한 형량을 크게 늘린 자들에게 왔다. 미국에서 한 명의 수감자를 수형하는데 드는 비용은 1년에 2만 달러다. 주립대학의 1년 등록금 보다 비싸다. 1980년에는 70억불을, 이제는 600억불을 지금의 수감제도를 유지하는데 쓴다. 경제적으로 터무니 없을 뿐, 아니라 윤리적으로 형편없는 정책적 선택이다. 이렇게 수감자가 늘어나니, 당연히 전과자도 늘어난다. 늘어나는 전과자가 다시 재수감될 확률도 엄청나게 높아졌다. 2008년 70만명이 석방되서, 3년 이내에 이중 47만 명이 재수감됐다. 이 뿐만이 아니다. 마약 범죄의 처벌이 강화되면서, 이전과 달리 마약과 관련된 다른 범죄들이 굉장히 잔혹해지고 빈번해졌다.
윤리적으로나 현실적으로나 이런 상황은 개선해 한다. 법적 타당성(ligitimacy of the criminal justice sytem)이 확보되지 않으면, 법을 지키고자 하는 인센티브가 사라진다. 그리고,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매년 석방되는 전과자들을 갱생시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처벌이 아니라 갱생(rehabilitation)을 의도했던 시절로 돌아가야 한다. 그들이 사회로 돌아올 것이란 걸 전제로 교육(educate, train and counsel prisoners)해야 한다. 법을 지키면, 집과 직업과 건강이 기다리고 있다는 걸 믿을 수 있어야 그들이 다시 죄를 짓지 않을 것이라고 Anthony Thomson(세 권의 책 중의 한권인 "Releasing prisoners, redeeming communities: Reentry, race, and politics"의 저자)은 주장한다. 하지만, 현실은 반대다. 집을 구하려해도, 직업을 구하려해도, 그들에 대한 차별은 공공연하게 이루어진다. 그는 이런 현실의 전환이 없는 한, 범죄와 수감의 악순환은 계속될 것이라고 예언한다. 하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다.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의료보험도 없고, 전과가 없는 사람도 직업이 없는 마당에 이게 과연 가능할까?
이런 불평등을 개선할 단초는 내부적으로 조금씩 자라고 있기는 하다. 흑인과 히스패닉의 인구가 크게 늘어나면서 이들의 정치적 입김도 강해졌다. 결국 형량을 줄이고, 수형을 다른 처벌로 대신하려는 노력은 조금씩 현실화되고 있다. 2007년 대법원은 마약 소지에 대한 인종적 차별을 막기위해서 "sentencing guideline"을 정했고, 2009년 오바마 행정부는 연방법의 "crack-powder disparity"(백인들이 쓰는 마약인 powder cocaine코케인에 대한 형량은 가볍고 흑인들이 쓰는 싼 마약에 대한 형량은 무거운)를 없애는 시도를 했다. 투표권 박탈(felony disenfranchisement)에 대해서도 논의가 되고 있다. 약 1/8의 흑인들이 투표를 할 수 없고, 그것이 그들의 정치적 지위를 더 약화시킨다. 1997년 19개 주가 이법을 완화했고, 비록 아직 갈 길이 멀긴 해도, 약 5백만이 투표를 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런 저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형법적 정의의 개선을 위해서 갈 길은 멀어 보인다.
경제적 비용을 논하기 앞서, 이렇게 숫자로 보이는 불평들을 용인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옳지 않은 일이다. 이런 일이 생긴 이유는 결국 어설픈 비용-편익 분석과 인종적 편견에 의한 정책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실을 외면하는 것은 쉬웠다.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흑인은 소수였으니까. 하지만, 그 많은 노력중의 일부는 오바마처럼 기득권을 버리고, 소위 "운동"에 투신한 사람에 의해서 이루어졌다. 오바마가 당선되었을 때, 많은 흑인들이 흘린 눈물은 이런 현실을 알아야만 제대로 이해될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한번씩 글을 남기시는 게시판에는 회원이 아니어서 덧글을 달 수 없었습니다. "좋은 글 고맙습니다" 라고 꼭 알려드리고 싶었거든요. 그 게시판에서 추천해주신 경제학 관련 책들도 모두 재미있게 읽고 친구들에게도 추천해줬습니다.
ReplyDelete어쩌다 그 게시판을 방문할 때는 닉네임으로 검색해서 찾아보곤 했는데 이제는 RSS 구독기능을 이용하면 되니 참 편하네요.
주제넘지만 공자님 글을 살짝 따온다면, 한 마을의 모든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글이 아니라 불편하더라도 참, 거짓을 구별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글들. 항상 기대하고 있습니다.
분에 넘치는 칭찬을 해주셨네요. 좋은 글이라고 칭찬해주시니 고맙습니다. 왠지 듀게까지 글을 쓸 에너지가 모자랄 것 같아 살짝 아쉽기도 합니다.
ReplyDelete좋은 한 주 되세요.
너무좋은글 감사합니다.. 일전에 한번 읽은적이 있는 범죄와 경제학에 대한 글에서도 언급된 내용이기도 합니다만 ...from eshan
ReplyDelete글 잘보고 갑니다.. 일전에 읽은 경제학 책내용과 부합하는 부분도 있고 ,, "비용" 편익에 대한 부분의 언급도 적절 한거 같습니다... 좀더 연구한다면 ,, 사회적인 시스템이 가져가야 하는 리스크및 보다 합리적인 법경제학에 대한 애기도 들어가면 좋을듯 합니다... FROM ES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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