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June 18, 2013

My thoughts on the markets

Q: CLSA Russell Napier는 양적완화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실질 이자율이 올라가고 있는 상황에 주목한다. 그는 QE가 모든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것이고 결국 세상이 디플레이션에 빠져들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는 일본이 통화전쟁에서 승리하는 중이고, 엔화의 약세가 일본의 수출가격을 떨어뜨리고 한국과 같은 경쟁국가들의 수출가격도 하락시켜서 미국의 수입가격이 하락해 일본이 디플레이션을 수출하는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고 본다. 당연히 주식시장에 비관적이다. 일리가 있는 말인가?
A: 중국이 세계의 생산 기지로 떠올랐던 2000년 중반 중국이 세상에 디플레이션을 수출한다는 주장이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그게 중국이든 일본이든 교역조건의 변화가 디플레이션이라는 화폐적 현상을 만들 것이란 주장은 일정 수준의 전문가라면 해서는 안 될 무식한 소리다완전한 헛소리는 아니지만 그 요인만으로 디플레이션이란 현상이 생길 가능성은 매우 매우 낮다. 미국이 디플레이션에 빠진다면 미국의 연준이 통화를 옳지 않은 시점에 걷어가기 때문일 것이다만약 미국이 경제회복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양적완화를 축소하고 금리인상을 빠르게 시작한다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미국 연준은 그렇게 멍청하지 않다. 

Q: 내일 밤 연준은 과연 양적완화의 축소를 시사할까?
A: 연준은 시장을 안정시킬 레토릭을 심사숙고하고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양적완화는 결국 축소의 경로를 밟을 것이다. 문제는 언제 어떤 기준으로 이루어질 것인가 하는 것인데, 결국 하반기 경제지표에 달려 있다고 할 것이다 

Q: 미국 경제는 현재 어떤 상황인가?
A: 5월 이후 미국 지표는 혼조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시퀘스터에 의한 재정축소를 감안한다면 미국 지표는 선전하고 있다. 소비지표와 심리지표 그리고 부동산 지표는 여전히 좋다. 고용지표도 나쁘지 않다. 다만 생산과 제조업 관련 지표가 부진하다. 50 밑으로 떨어진 ISM 제조업 지수가 대표적이다. 여름 이후 미국 지표의 회복 여부가 미국 주식의 향방을 결정할 것이다. 미국 금리는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오르겠지만, 최근 두 달 동안의 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2.2% 금리는 3월 초 수준에 불과하다. 3% 금리라고 해도 2011년 연말 금리 수준일 뿐이다. 그 정도의 금리상승이 지표호전에도 불구하고 미국 주식시장을 하락시킬 가능성은 낮다. 결국 금리상승이 지수를 흔들겠지만 지표가 좋다면 미국 주식은 변동성을 극복하고 상승 쪽으로 가닥을 잡을 것이다. 물론 금리의 급등 혹은 지표의 부진 때문에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주식시장은 진짜 강세장이고 지금은 그 초기 국면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Q: 한국 주식시장의 뷰는 어떤까?
A: 이 블로그와 트위터에서 작년부터 미국을 사고 한국을 팔 것을 주장해 왔다지금은 미국 제조업의 시대다.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미국의 공격적인 통화정책으로 많은 글로벌 자금은 한국을 포함한 EM 시장으로 이동했다. 리만사태 이후 약 4조 달러 이상의 자금이 신흥시장의 채권과 주식시장으로 이동했다. 수 년 전까지 3%에 불과했던 외국인들의 한국 통안채와 국채 보유 비중은 현재 15%가 넘고, 다른 신흥시장의 외국인 채권 보유 비중은 이보다 훨씬 높다. 한국은행은 지난 수 년 동안 금리를 올린 적도 내린 적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시장 금리는 크게 떨어졌다. 3년 국고채 수익률은 현재 2.8% 밖에 안 된다. 집을 사기 위해 돈을 빌렸던 사람들의 이자부담이 계속해서 감소해온 셈이다. 이게 연준의 양적완화의 힘이고, 사람들의 생각보다 그 힘은 굉장히 광범위하게 작동해왔다. 그런데 지금 그 힘을 이제 걷어 가려고 하고 있다. 당연히 큰 변화가 있을 것이고, 그 변화는 한국의 입장에서 위험하다. 아직 경제, 특히 가계의 소득/부채 상황이 건강하지 않기 때문이다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자신들의 경제구조를 수출에서 소비로 바꾸고 있다. 낮은 성장률을 감내하고 경제의 체질을 업그레이드 하고 있다. 일본은 20년 간의 디플레이션에서 탈출하기 위해서 대규모의 통화완화정책을 쓰고 결과적으로 엔화 약세가 가열차게 이루어졌다. 모두 한국에 좋은 뉴스가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양적완화를 종료한다고 한다. 힘들 수 밖에 없다. 

Q: 전략은?
A: 미국 주식 롱/한국 주식 숏을 FOMC 이후에 다시 들어갈 예정이다. 지금 갖고 있는 미국 현물 주식은 그대로 보유한다. 달러 강세 현상도 당분간 계속될 것이다. 미국채 숏은 입찰과 지표를 관찰한 후 다시 들어간다. 지금은 포지션을 가볍게 하고 원하는 장기 포지션을 구축할 타이밍이라고 생각한다. 한국 주식은 미국 주식이 크게 오를 때 비로소 오를 수 있다. 미국 주식이 오를 때 못 따라 가던 패턴은 반복되겠지만 조정받을 때 오히려 올랐던 지난 봄의 패턴은 재현되기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지수 자체에 베팅하는 것은 좋아 보이지 않는다. 종목간 차별화는 심화될 것이다. 알파를 추구하기 위해서 종목은 더 집요하게 분석되어야 할 것이다.

Monday, June 17, 2013

Zack Snyder, Man of Steel

그는 버려진 아이였다. 자신을 길러준 부모가 자신을 낳은 부모가 아니란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 그는 남들과 여러 면에서 달랐다. 창의적이었고 자존감이 높았으며 자신감에 차있었지만 독선적이었고 자기 중심적이었다. 그리고 그가 버려졌다는 사실은 이런 그에게 크고 작은 영향을 미쳤다. 그는 자신을 버린 아버지를 증오했다. 그래서 대성공을 거두었고 전세계적으로 유명해졌지만 그리고 아버지가 누군지 알게 되었지만 찾지 않았다. 죽을 때까지도 그의 생물학적 아버지는 그를 만날 수 없었다. 그를 키워준 양아버지가 바로 그의 유일한 아버지였다. 스티브 잡스 이야기다.

1978년 리차드 도너가 만든 수퍼맨은 사랑 이야기였다. 크리스토퍼 리브가 연기한 수퍼맨은 외계인이었지만 정체성에 대한 혼란을 심하게 겪지 않았다. 엄청난 힘을 가졌다는 것만 빼면 그 수퍼맨은 그다지 매력적인 남자가 아니었다. 집요하다는 것만 빼면 마고 키더가 연기한 로이스 레인도 그다지 매력적인 여자는 아니었다. 내가 본 수퍼맨의 연애질은 그래서 부러운 사건이 아니었다. 그건 마치 서로가 서로를 구원하는 대안 불가능의 사랑 같아 보였다. 그래서 시간을 거꾸로 돌리던 크리스토퍼 리브의 마지막 분노와 절규는 수긍은 했으나 감동적이진 않았다.
(이제부터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같은 수퍼맨이 주인공인데 영화 맨 오브 스틸’은 사랑에 초점을 두지 않는다. 이 영화는 도덕과 정의와 당위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그리고 사랑은 아주 작은 양념으로 조금 들어갈 뿐인데 그 마저도 찰나의 눈빛이 아니라 상대에 대한 배려와 신뢰로 이루어진다. 그리고 그 이 모든 것을 가르치는 사람은 바로 두 아버지다. 한 명은 그를 낳지는 않았지만 최선을 다해서 키운 아버지이고 다른 한 명은 그를 낳자마자 머나먼 우주 끝으로 날려보낸 아버지다. 한 명은 5대 째 농사를 지은 농부이고 다른 한 명은 그 행성에서 가장 위대한 과학자다. 그런데 그 두 아버지는 거의 동급으로 위대하다. 피 한 방울 섞여있지 않은 농부 아버지는 준비되지 않은 아들의 비밀을 아는 순간 세상은 공포와 두려움으로 아들을 파멸시킬 것이라며 아들의 비밀을 위해 대신 순교한다. 그를 낳은 진짜 아버지는 죽어서도 프로그램으로 남아 아들을 수호한다. 영화는 얼핏 버려진 것처럼 보이는 그 아이가 실은 최고의 행운아라고 말한다. 마치 예수처럼. 아이는 정체성의 혼란을 단 몇 분만에 털어버린다. 몇 십년 간 몸과 마음과 영혼을 다해 쏟아부었던 고민이 단 한 수로 해결된다.  

대개 이런 류의 영화들이 사건을 다루고 있는데 반해, 이 영화는 유독 인간이 내리는 선택의 순간에 초점을 맞춘다. 러셀 크로는 자유의지를 가진 아이를 낳게 하기 위해 자기 별의 법률과 제도를 위반한다. 케빈 코스트너는 우주인 아이를 발견하고 국가에 신고하는 대신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아이를 기른다. 수퍼맨인 핸리 카빌은 끊임없이 자신의 힘을 숨기고 감정을 제어하며 언제일지 모르는 때를 고통스럽게 기다린다. 자신만이 세상 전부를 구원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되자 그는 잠시 흔들렸을 뿐 곧 자신이 태어난 종족이 아닌 자신이 자라난 세상을 선택한다. 물론 그 선택을 내리게 도와 주는 것은 죽은 아버지들의 가르침이다. “문을 부서라. 너는 그녀를 구할 수 있어라고 러셀 크로는 말한다. 그 말을 들은 헨리 카빌은 문을 부수고 검은 우주 공간에 몸을 실는다. 파괴되는 지구에서 건물 더미에 갇힌 동료를 버려두지 않고 같이 죽음을 기다리는 기자들, 가공할 힘의 외계인에 맞서 죽음을 불사하는 군인들 모두 한치의 고민도 하지 않고 자신들의 도덕적 선택으로 파괴적인 현실을 맞선다.
영화가 끝날 때 즈음엔 무덤덤한 첫인상의 헨리 카빌과 그를 사랑하는 에이미 아담스는 놀랍도록 매력적인 존재가 된다. 잘 생긴 외모와 울퉁불퉁한 근육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윤리적 선택에 의해서 그런 느낌을 갖게 만든다는 것은 놀라운 영화적 성취다. 영화는 두 아버지 이야기로 시작해서 그들로 인해 위대하고 섹시하게 성장한 한 소년의 성장을 조명하는데 소년은 초인적 힘과 멋진 망토만으로는 도달할 수 없는 곳까지 자란다. 도덕심이 진화에 방해가 된다는 외계인 '파오라'의 말과는 달리 인간의 도덕심은 때로는 가장 강력한 진화의 힘임을 영화는 웅변한다. 폭력과 파괴가 난무할수록.

Tuesday, June 11, 2013

내 철학을 업그레이드 하는 방법

내가 발견한 트레이딩 기법을 내가 실행하지 못할 때 자괴감이 사무친다. 물론 그대로 실행하지 못하는 건 내 마음 속의 두려움과 공포 때문이다. 내 기법에 대한 신뢰보다도 가격의 움직임은 훨씬 공포스럽다. 논리적으로 따져 보자면, 공포감을 극복해서 돈을 벌면 그만큼 멋진 일이 없다. 기법의 완성도는 더 높아지고 나는 돈도 벌게 된다. 아마도 그 기법 때문에 앞으로는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실행해서 손실을 봤다고 해서 마냥 나쁜 건 아니다. 물론 손실은 가슴 아프지만 적어도 나는 내 기법의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다. 그래서 어떤 경우든 실행하는 것 실행하지 않는 것 보다 좋은 것이다. 하지만, 인간은 논리적으로만 움직이지 못한다. 가격에 움직임에 거슬러 거래하는 일은 인간의 본성에 반하기 때문이다. 계속 분석하고, 집중하며, 용기를 낼 수 밖에 다른 방법은 없다.

이런 것이 비단 트레이딩의 문제만은 아닐 것이다. 사람들의 마음속에 있는 자기 철학이나 삶의 원칙같은 게 다 그렇다. 사람들은 다 자기만의 철학이나 이념 혹은 종교관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겠지만 그런 것들은 대개 큰 사건이나 위기에서 비로소 진가를 발휘할 기회(혹은 그런 게 있는 확인할 기회) 준다. 대개의 인간은 그 순간에 그걸 발휘하는 게 아니라 도망쳐 버린다. 한번 시도해보았다면 더 나은 인간이 될 절호의 기회일 수도 있었는데 공포에 짓눌려 확신과 믿음은 온데간데 없는 것이다. 그런 사람을 비웃거나 조롱할 수는 없다. 나도 언제든지 그럴 수 있으니까. 다만 위에서 언급한대로 내 생각이나 신념이 맞았는지 혹은 어떻게 수정할 것인지 확인할 유일한 방법은 두렵더라도 시도하는 수 밖에 없다.

Wednesday, June 05, 2013

옛날 생각

내가 2002년도 모자산운용사에 갔을 때는 모건 스탠리 리서치의 전성기였다. 글로벌 매크로 리서치 헤드가 Stephen Roach였고, 글로벌 주식 전략가가 ('헷지호깅'의 저자인) Barton Biggs였으며, 미국 주식전략은 Byron Wien, 환율 전략가는 Stephen Jen, 그리고 아시아 경제는 Andy Xie였다. 거의 매일 쏟아내는 리포트들을 읽는 재미가 대단했고, 그 정도 매크로 리서치의 퀄러티는 그 어떤 하우스도(심지어 William Dudley가 있었던 골드만 삭스도) 이룩하지 못했던 것 같다. 지금은 스티븐 로치만 남기고 모두 모건 스탠리를 떠났고, 바톤 빅스는 더 이상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좋은 리서치'의 의미는 미래를 항상 맞춘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 당시 모건 스탠리 리서치가 좋은 생각꺼리를 많이 던져주었다는 뜻이다. 스티븐 로치는 너무 비관적이었고, 앤디 시에는 현상과 사물을 어떤 면에서 너무 단순하게 바라봤다. 바튼 빅스의 글은 아름답지만 온건했고, 스티븐 로치의 글은 너무 어려운 반면 결론이 조금 모호했다. 그리고 그들의 주장은 자주 서로 상반되었다.

당시 나는 그들의 주장이 내 생각과 너무 다르거나 혹은 너무 비슷해서 확신이 들면 글을 썼다. 그리고 그 글을 회사 동료들에게 이메일로 돌렸다. 한글로 쓰는 게 좀 덤덤하게 느껴지면 가끔은 영어로 써서 돌렸다. 그때 나는 30대 초반이었고, 그 당시 투자신탁운용사(지금의 자산운용사)는 엄청난 자금 유입과 높은 수수료로 금융시장의 메인이었고, 그 회사는 업계의 탑이었다. 특히 지금 내가 알고 지내는 채권시장의 인재들이 본부마다 바글바글했다. 나는 젊었고, 뭔가를 알면 혹은 모르면 참을 수 없었던 혈기가 있었던 것 같다. 다행히도 아무도 시키지 않았는데 스스로 글을 써서 내부에 돌리는 그런 나를 비웃거나 우습게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오히려 전화를 하거나 이메일을 통해서, 혹은 우연히 만나면 간단하게나마 의견을 주는 분들이 더 많았다. 그때는 그게 아무렇지도 않게 여겼는데 그런 분위기는 참 예외적인 게 아니었나 하고 생각한다.

그 뒤 10년 동안 애널리스트와 트레이더로 회사를 더 다녔는데, 아무도 시키지 않았는데 글을 써서 회사에 돌리는 사람은 아직 보지 못한 것 같다. 하긴 아무도 시키지 않았는데 굳이 그런 일을 필요가 없고 필요가 없으니 할 리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가끔 그런 친구를 만나게 되면 어떤 기분이 들지 궁금해진다.

My thoughts on the markets (2)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우려감이 시장을 혼미하게 만들고 있다. 어떤 이슈나 뉴스에 대한 금융시장의 반응도 일관적이지 않아서 시장 참여자들은 헤깔린다. 예를 들어, ISM 제조업 지수가 50보다 아래로 떨어지면서 미국주식은 반등하고, 미국 금리는 하락했다. 지표 부진에도 불구하고 주식이 반등한 이유는 양적완화 축소가 지표부진으로 늦어지지 않겠냐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다. 하지만 웃기지 않은가? 그럼 지표가 호조면 양적완화 우려감으로 주가는 계속 하락해야 할까? 단기적으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건 충분히 가능하다. 지금까지의 주식의 랠리가 유동성의 힘 때문이었다고 믿는 투자자라면 팔고 나가는 게 맞다. 하지만 양적완화를 축소하고 금리를 인상할 정도로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면, 그런 일시적인 혼란이 마감되면 주가는 다시 오른다.

역사적으로 ISM 제조업 지수가 50이하였을 때 연준이 금리를 올린 적은 한번도 없다. 하지만 지금은 금리인상이 아니라 양적완화의 사이즈를 논하고 있다. ISM 제조업 지수 부진으로 금리가 하락했지만 일중으로도 하락폭은 절반 정도 되돌렸고, 어제 별 뉴스 없이 지표 발표 이전 수준으로 다시 돌아갔다. 10년 미국채 금리는 2.10% 수준에서 맴돌고 있고 지금은 2.15%다. 이제 이번 주 금요일 발표될 고용지표가 20만 건 이상의 서프라이즈로 발표되면(시장 예상은 16.3K) 시장은 제법 큰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그 이후에 금리는 계속 상승하기만 할까? 그건 입찰 과정을 잘 관찰해야 한다고 본다. 2011년 말에 그랬듯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에 팽배하고 통화정책 변화에 우려감이 있으면 사람들이 시장에 나와서 채권을 던질 수 있지만 그보다는 입찰에서 받는 채권의 양을 줄여 버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렇게 채권 금리가 오르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우선 채권에 쏠렸던 자금이 주식으로 이동하기 시작한다. 오른쪽 그림에서 보듯이, 채권시장에 꾸준히 유입된 자금에 비해서 지난 수년간 주식시장으로 이동한 자금은 순유출이었다. 주식시장의 본격적 강세장은 채권 시장의 충격으로 시작될 것이다. 이런 생각을 요즘 미국에서는 'velvet rotation'이라고 부르는 모양이다. 1960년대 초반처럼 주가와 채권 금리가 같이 오르면서 채권의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물론 채권 금리가 너무 빠른 속도로 급등하면 주식시장에도 충격이 온다. 이러한 현상은 채권 약세장의 초기에 주로 벌어진다. 지금도 그럴 수 있고, 2015년 연준이 제로 금리 정책(ZIRP)를 끝낼 때 벌어질 수도 있다. 이런 현상이 상당히 지속되는 와중에 1987년은 주식이 폭락했고, 1994년은 주식은 비교적 안정적인 가운데 '채권 대학살'로 불리는 채권 금리 폭등이 있었다.

2007년 미국의 금융위기는 주택 시장의 괴멸때문에 생겼다. 2013년 미국 주택 가격은 평균 10% 정도 올랐다가 조정중이다. 일부 지역은 20%에 육박하는 상승세를 보였다. 최근 4달 동안 Fannie Mae의 우선주 가격은 4배 가까이 올랐다. 하버드 대학의 리차트 쿠퍼 박사는 한때 50만건으로 줄었고 현재는 100만건인 연간 주택공급이 150만건이 되면 완전한 주택시장 회복이라고 생각할 수 있고, 그때까지는 연준이 양적완화를 축소해 장기금리 상승을 방치할 것이라고 본다. 결국 미국 주택시장의 붕괴로 시작된 위기는 주택 시장의 회복으로 치유되는 중이라고 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달러는 강세로 가고 있고, 그 동안 호황을 구가하던 호주와 같은 상품 수출국가들의 통화는 하락하고 있다. 금과 국채처럼 안전자산 역할을 하던 자산들도 하락하고 있다. 큰 그림으로 보면 이런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경제의 펀더멘탈과 정책이 변화의 시그널을 주면서 시장의 높아진 변동성 때문에 보지 못할 뿐이다.
이렇게 2015년 정도까지 미국 경제가 좋아지고 정책의 변화가 느리지만 전개되는 동안 그동안 좋았던 어떤 것들은 이제 잊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금의 랠리 같은 건 다시 기대하기 어렵다고 본다.


Friday, May 31, 2013

My thoughts on the markets

Q. 미국 주식 시장이 조정 받을 수 있을까?
A. 가능하다. S&P500기준으로 1600선까지 조정가능하다고 본다. 월봉 기준으로 의미있는 추세선 끝(1680)에서 조정이 시작되었다. 레벨 조정이 아니라면 기간조정이라도 기간 조정이 아니라면 강세의 정도가 약해지는 기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강세장임은 부인할 수 없다.

Q. 미국이 조정받을 때 한국이 랠리할 수 있을까?
A. 미국이 약하게 조정받을 때 한국이 랠리할 수 있다고 본다. 조정 폭이 클 경우 한국이 덜 빠질 수 있을 것이다.

Q. 조정 후 미국은 다시 반등할 것인가?
A. 그럴 것으로 본다. 미국은 이제 3년 강세장의 시작이다. 지금까지와 비교해서 강세정도는 약화되겠지만 방향은 명징할 것이다.

Q. 미국 금리 상승세는 가속화될까?
A. 지표의 개선은 금리상승을 가져올 것이다. 특히 고용지표의 개선이 주목받을텐데 5월 고용지표도 개선 정도가 적지 않을 것 같다. 블룸버그의 시장 컨센서는 5월 말 현재 16만 8천건. 금리 상승시에 주목해야 하는 건 입찰 일정이다. 입찰이 부진하다면 지표의 개선보다 채권에는 더 나쁜 신호다.

Q. 금리 상승은 주식에 나쁜 영향을 줄까?
A. 금리 상승세가 폭발적이라면 그렇다. 하지만 금리가 3%까지 상승해도 경제가 좋아진다면 크게 영향 받지 않을 것이다.

Tuesday, May 28, 2013

간신의 탄생

5월 28일자 한겨레 칼럼- "간신의 탄생"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에서 이병헌이 연기한 만담꾼 하선은 정적들에게 살해될 위험을 느끼는 임금 광해를 대신해 왕 역할을 하게 된다. 15일 동안 왕으로 지내던 하선은 나라를 위해 일한다던 고관대작들이 실은 자신들의 탐욕을 채우고 있을 뿐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분노한다. 난폭한 광해와 달리 인간적 면모를 보이는 왕의 모습에 주변이 변화하기 시작하는데, 그런 하선에게 마음이 움직인 광해의 책사 허균이 하선에게 제안한다. “백성을 하늘처럼 섬기는 왕이 진정 당신이 꿈꾸는 왕이라면, 그 꿈 내가 이루어드리리라.”


대의와 명분을 말하면서 권력을 통해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고 싶은 인간의 욕망은 500년 전 조선이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다. 국민이 선거를 통해 권력을 부여하고 의회와 언론을 통해 전횡과 부패를 막을 수 있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정치적 선진국일수록 정치인의 공익 추구와 사익 추구 사이의 간극이 좁다. 정치인으로서의 성공적인 커리어란 사적 목표가 공익적인 성과의 평가를 통해 이루어지는 시스템이 잘 발달해 있기 때문이다. 정치적 후진국일수록 정치인의 사적 이익과 공적 이익 간의 간극이 넓고, 구체적 성과가 아닌 뿌리 깊은 편견이나 막연한 기대감으로 권력자를 선택한다.

왕정시대 제왕의 성공을 위해서는 공과 사를 구분할 줄 아는 책사의 존재가 필수적이었다. 훌륭한 책사들은 사적 동기를 가진 군왕을 공공선을 실현하는 정치가로 변화시켰고, 그 과정에서 자신들의 사적 이익을 절제하고 공적인 목표를 이루는 데 헌신했다. 하지만 공과 사를 혼동하고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데 공적인 명분을 악용하는 간신의 존재는 왕정시대의 골칫거리였고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다.

윤창중이 청와대 대변인으로 임명되었을 때 좌우 모든 진영이 우려했다. 지난 대선 전 그가 보인 언행 때문이었다. 진보진영 후보들을 향해 매체를 통해 던진 언어들은 입에 담기 힘들 정도로 고약했고 행동들은 저속했다. 권력자의 가려운 곳을 천박한 언어로 긁어주는 행동은 춘추전국시대에도 품격 없는 짓으로 경멸받았다. 최소한의 격조도 없는 노골적인 사적 이익의 추구이기 때문이다. 윤창중을 중용하고 그런 언행을 높이 평가한다는 잘못된 신호를 보내자 세상이 비릿한 말들로 가득 차게 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5·18 민주화운동을 공공연하게 모욕하는 최근의 사태는 이렇게 왜곡된 인센티브를 제공한 잘못된 신호에도 원인이 있다.

윤창중 사건이 공익을 무시한 노골적인 사적 이익의 추구를 권력이 수용할 때 벌어지는 비극적 결과를 보여준다면, 서울대가 추진중이라고 알려진 ‘창조경영학과’는 사익을 위해 어떻게 공익적 가치를 교묘하게 조작할 수 있는지 잘 보여준다. 서울대는 ‘창조경제’를 국가적 명제로 표방했으나 개념이 모호하고 구체적 실천이 어려운 정부 상황을 악용해 자신들의 사적 이익을 관철시키려 했다. ‘창조경제’와 미래의 빌 게이츠가 그들이 주장하는 ‘체계화된 창업교육’을 통해 얻어진다는 주장은 체계화될수록 창조의 가능성이 높아지는 모순으로 가득 차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대학에서 그런 몰상식한 주장을 하는 이유가 지적인 무지 때문이라면 슬픈 일이다. 그런 아둔한 선생에게 배우는 학생에게 창조적 미래 같은 게 있을 리 없다. 만약 국가적 과제라는 공익을 추구하는 척하면서 입학정원 확대와 재정지원이라는 사욕을 채우기 위해서라면 그들에게 노골적인 경멸과 분노를 표현할 필요가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만담꾼 하선은 대신들을 보며 탄식한다. “도대체 이 나라가 누구 나라요? 부끄러운 줄 아시오.” 그러나 그들은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이 시대의 간신들도 그럴 것인가?